[국제]미 저널리스트 사망 사건 연루 의혹도

이지안 mulu@kdlpnews.org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70년대 초반 당시 칠레 대통령인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을 전복시키고 피노체트의 군사쿠데타를 지원한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으며, 쿠데타 발생 직후에 숨진 미국인 저널리스트 찰스 호먼의 사망사건에 연루돼 법정에 회부될 운명에 처했다고 지난달 28일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는 또 키신저가 찰스 호먼 사망사건에 관한 질의서에 답변할 것을 칠레법원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요구받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칠레에서는 1973년 9월11일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17년간 칠레의 독재자로 군림했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 대한 전범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군부독재의 피해자들이 헨리 키신저와 나다니엘 데이비스 칠레 주재 미국 대사를 비롯, 당시 닉슨 행정부에서 일했던 공직자들에 대한 사법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며 법적 투쟁의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는 상황.

찰스 호먼의 죽음은 82년 개봉된 영화 <미싱>의 소재이기도 했는데, 그의 미망인인 조이스 호먼은 남편의 죽음과 관련, 과거 미국에서 키신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가 정부의 개입사실을 증명하는 중요 증거들을 제출치 못해 기각 당한 바 있다.

그러나 칠레 내부의 피노체트 처벌 움직임과 미 정부 비밀문서의 일부 해제에 힘입어 15개월 전 칠레법원에 새로운 민사소송을 제기한 그는 이번 소송에 대해 "미국 정부에 유력한 증거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을부터 피노체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후앙 구즈만 판사는 칠레 대법원의 승인을 얻어 이 사건에 대한 질의서를 미국 행정부에 전달했으며 미국 행정부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해 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변호인인 윌리엄 로저스는 편지를 통해 칠레는 물론 그 외의 국가에서 실시되는 조사는 미 국무장관의 직분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키신저가 답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키신저는 "오래된 사건이라 기억이 나는 한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언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970년 10월 군부 세력에 의해 암살된 전 칠레공군 사령관 슈나이더 장관의 유족들은 자신의 자서전에서 70년 가을 닉슨 전 대통령의 명령을 받고 군사쿠데타를 조직한 사실을 인정했던 키신저를 상대로 3백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키신저는 이를 번복하고 있으나, 변호사들은 해제된 비밀문서에 아옌데 정권의 축출과 관련한 그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들이 포함돼 있다는 평가.

또한 키신저는 칠레의 민주인사들을 탄압할 목적으로 추진된 '콘도어 작전(Operatian Conder)'을 지원한 혐의로 칠레의 인권변호사들에 의해 형사 고발돼 있어 향후 계속되는 법정공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83호] 4.15 ~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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