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가인권위는 '제천시장의 보건소장 장애인 임용배제'를 이유로 진정한 사건에 대해 '신체조건을 이유로 피해자의 평등권을 침해한 차별행위'로 결정하고 제천시장에게 구제조치를 내렸다. 지난 11월 국가인권위 출범과 함께 진정 1호 사건으로 접수된 지 5개월만의 일이다.
그 구제조치 내용은 제천시장에게 엄중 경고하고 제천시의 행정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적 제도와 정책이 있는지를 면밀히 조사하여 이를 시정, 개선하고 앞으로 신체적 장애를 이유로 차별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장애인의 사회활동을 가로막는 건 능력차이가 아니라 사회적 편견임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장애우에 대한 차별을 깨고 여론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의 이번 권고조치는 진정인의 진정요구(인사조치 철회와 원상회복, 사과광고 게재등)에 따른 구제조치가 실질적이지 못한 채 '다시는 그러지 말라'는 훈계에 그쳐 따가운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진정사건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정이 반복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들린다.
결국 이번 조치는 실질적인 권한의 구속력에 대해 의구심을 받아 온 국가인권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자체적인 구제조치조차 마련하지 못한 국가인권위의 적극적인 의지마저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국가인권위의 이번 조치결과가 현행법상 행정처분의 무효와 그에 따른 손해배상 등의 법률적 절차에 따라 진행한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인권단체들은 국가인권위의 법과 제도의 한계에 대한 공론화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가인권위나 인권단체,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혹 제천시장이 어느 개그프로처럼 '개그는 개그일 뿐, 따라하지 맙시다'라고 하는 것처럼 '권고는 권고일 뿐, 새겨듣지 맙시다'로 받아들이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지나친 기우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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