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 울산의 직무유기를 엄중히 항의한다!


지난 4월 4일 민주노총 울산본부 운영위는 태광 정리해고 저지 투쟁위원회 해고자들에게 지자체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에서 투표권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태광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으므로 태광 해고자들은 민주노총 조합원 자격을 가질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4월 8일 태광 정투위 해고자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고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9일 다시 운영위를 열었다. 그리고 △정투위 해고자들에게 이번 총회에 한해서 투표권을 부여하되 당과 협의해 처리한다 △조합원 자격 문제는 화섬연맹이 검토하여 처리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결국 이번 총회에 한해 투표권은 주어졌지만, 문제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조합원 자격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나는 화섬연맹 중앙과 울산본부의 직무유기와 책임회피를 강하게 질타하고자 한다.

나는 지난 2월 민주노총 울산본부 정기대의원대회 사업보고 자료를 통해 태광노조가 탈퇴처리 되었고 파견대의원 또한 배정되지 않았음을 확인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나는 당시 정투위 확대간부 회의에서 임원들에게 화섬연맹 울산본부와 협의하여 민주노총 조합원 자격문제를 명확히 매듭지을 것을 요구했고, 임원들은 당시 건설 준비 중이던 화섬 해복투가 건설되면 자연히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답변 했다. 그래서 나는 화섬 해복투 건설로 민주노총 조합원 자격 문제는 깔끔히 매듭지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투표권 문제가 터지면서 화섬연맹 울산본부가 이 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들리는 얘기로는 화섬연맹 울산본부는 태광 정투위 해고자들이 민주노총으로 가입해 버리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부당해고 소송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처리를 미뤄 왔단다. 이러한 화섬연맹 울산본부의 입장은 두 가지 이유에서 매우 어리석은 판단이라 생각한다.

첫째, 화섬 울산본부는 태광 해고자들이 민주노총을 나왔다가 다시 가입한다는 개념에 빠져있는데 그 생각머리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태광노조가 어용화되면서 그들이 독단적으로 96년 총회 결정사항(민주노총 가입)을 뒤엎고 어용대의원들만의 결의로 민주노총에서 도망쳐 나갔을 뿐이지 조합원과 해고자들은 여전히 민주노총 깃발 아래 있는 것이다.

둘째,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는데 해고자들이 민주노총 조합원이면 노조가 제명처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그러면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어 소송에 불리하지 않겠냐는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지금 노조를 어용으로 규정짓고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하고 있다. 따라서 노조는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해고자들을 제명할 수 있다. 제명이 두렵다면 지금 태광 어용노조의 지침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아울러 지난 4월 9일 민주노총 울산본부 운영위에서 조합원 자격 문제와 관련해 정투위 입장으로 제출된 지노위.중노위 다툼에 지장을 주지 않게 공식결정을 내리지 말아 달라는 요청은 당시 참석한 동지들의 개인 의견일 뿐이며 정투위 전체 회원들의 의사를 수렴한 공식입장은 아니었음을 밝힌다.

화섬연맹 중앙과 울산본부는 정신 똑바로 차리고 태광 정투위 조합원 자격문제를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해야 할 것이다. 민주노조운동의 기본정신에서 출발하면 해답은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우선 개별가입의 방식은 결단코 있어선 안될 것이다. 개별가입은 태광자본의 부당해고를 수용하는 것임은 물론, 태광노조의 붕괴가 정당한 절차를 거쳤음을 인정하는 의미로 해석될 것이다.

그리고 시급히 대의원대회를 개최해 태광 정투위 해고자들이 단위노조와 동등하게 조합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누릴 수 있도록 규약을 정비하라. 이것은 구체적으로 민주노총 조합원이 가지는 모든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물론, 각종 회의기구 성원 배정권(예를 들면 민주노총, 연맹 파견대의원) 등이 주어져야 하는 것을 뜻한다.

이성영 (해고자, 태광산업 대한화섬 정리해고 저지 투쟁위원회 전 조직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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