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규차장
민주노총은 최근 몇 년 동안 총파업이란 이름으로 시기집중 파업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총파업 또는 정치파업은 개별 단위사업장만의 요구가 아닌 중소영세 비정규 노동자 희생 없는 주5일근무제 쟁취, 공기업사유화 저지 등 전체노동자의 요구를 내걸고 파업을 벌이는 걸 말한다. 시기집중 파업은 '총력투쟁'이라고 이름을 붙일 수는 있어도 진정한 의미의 '총파업'은 아닌 것이다. 총파업 남발이나 용어상의 혼란에 대한 내부의 비판과 평가가 있었고 결국 2001년부터는 시기집중 파업을 총력투쟁이라고 부르고 있다.
시기집중파업이란 단위노조는 사용자를 상대로 근로조건 등에 관한 정상적인 임금단체교섭과 조정절차,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진행하되 타결이 되지 않은 노조는 파업시기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사전에 확정한 특정한 시기로 집중하는 방식의 파업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이를 '춘투'라는 이름 아래 관례적으로 행하고 있다고 한다. 시기집중파업의 목적 중 하나는 분산되어 있는 개별노조를 조직해 상호연계된 하나의 중요한 투쟁으로 만드는 것이고, 또 하나의 목적은 개별기업노조의 교섭을 도와주고 지지하기 위하여 최적의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시기집중 파업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기업별노조를 통해 분절화된 노동전선 상황에 대한 노동측의 대응"으로서 "경영층에 대하여 노동측의 입장을 강화하도록 고안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기업별노조가 일반적 노조형태로 되어 있는 점과 총파업(정치파업)을 무조건 불법으로 규정해 버리는 정부와 법원의 후진적인 태도 때문에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이런 점들 때문에 시기집중 파업은 단순히 개별 사업장 단위노조의 파업시기를 집중하는데 그치지 않고 민주노총은 이 시기를 이용해 당시 전체노동자들의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이를 사회적 의제로 만들기 위한 여러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두고 단위노조 임단투에 민주노총의 요구를 끼워넣는다는 등의 비판이 따르기도 한다. 물론 시기집중 파업을 총파업으로 이름지음으로써 용어상의 혼란과 총파업이 가지는 의미를 퇴색하는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시기집중 파업은 개별노조를 지지하기 위한 의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총연맹이 전체노동자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제기함으로써 이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리기 위한 일정한 역할 또한 수행한다는 점도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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