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65% “외출이 두렵다”

1997년 법제화된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동등하게 이용하고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접근권’이라 규정하고 있다.

또한 1998년에 제정된 장애인 인권헌장 제4항에서는 “장애인은 자유로운 이동과 시설이용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받아야 하며, 의사표현과 정보이용에 필요한 통신, 수화, 자막 점자 및 음성도서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는 권리를 가진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한국의 현실은 암담하다. 장애계에서 추산하는 장애인구는 약 450만명. 전체인구의 약 10%인 셈이다. 이 중 공식적으로 집계된 장애인은 2000년을 기준으로 할 때 모두 133만 9천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그 가운데 외출 시 집밖에서의 활동에 제약을 받거나 불편을 느끼는 장애인은 전체 장애인의 64.5%에 해당하는 86만 3천여 명이며, 이 가운데 52.5%에 해당하는 45만 3천여 명의 장애인이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과 편의시설 부족 때문에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체 장애인의 경우 40.2%가 교통수단이라고 응답, 26.5%인 편의시설보다도 교통수단에 대한 불편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장애인이 이동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현재로서는 지하철이 압도적이다. 버스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힘든 상황에서 지하철은 장애인들이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셈이다. 지하철에는 장애인들을 위한 엘리베이터, 휠체어 리프트 등의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그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옆의 표에서 드러나듯, 대부분 지하철역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50%미만이다. 심지어 철도청이 운영하는 국철구간에서는 엘리베이터 설치가 전체의 3%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실정이다.

이와관련 배융호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연구실장은 자신의 논문에서 “지하철이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대중교통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지하철역에 수직 이동이 가능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버스 가운데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버스는 단 한 대도 없음을 지적하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반 대중버스가 저상버스로 교체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보도정비, 버스 정류소에 장애인 정차표시 시설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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