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채널선택권을 돌려받자


가히 연예프로그램의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하다. 초기에 주말저녁시간대에만 방송되던 연예프로그램은 평일 저녁시간대를 잘금잘금 틈입해 들어오더니만 이제는 아예 아침시간대의 주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까지 연예인 판이 되어버렸다.

방송국들은 조금이라도 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서 점점 더 자극적이고, 가학적이고, 때로는 사생활과 인권침해를 마다하지 않는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으로 엽기적 행각을 일삼고 있다.

사소한 스캔들에서 임신과 출산 이혼까지, 술자리에서의 버릇에서부터 각종 CFㆍ뮤직비디오ㆍ화보 촬영현장에 대한 현장중계로 인한 간접(이라고 말하기가 되려 민망한 수준의)광고까지. 공중파 연예프로그램의 '연예인 모시기'와 '프로그램 저질화'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평가다. '스타의, 스타를 위한, 스타에 의한' 방송이니, '연예인 공화국'이니 하는 자조적이고 조롱섞인 말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사실 연예프로그램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을 옳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연예프로그램이 일반시청자들에게 선사해 줄 수 있는 나름의 재미와 즐거움은 그 자신만이 갖는 특성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스타의 신변잡기적 이야기만 난무하고, 연예인에 대한 홍보는 물론 특정 기획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는 현 상황의 연예프로그램은 이제 즐김이 아니라 온통 짜증의 대상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는 방송이라는 공공재에 대한 낭비이며 전파공해를 양산하는 행위라고 밖에는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공중파방송의 연예프로그램 개혁을 위한 시청자운동'(시청자 운동)이 20일 선언문을 발표하고 연예 프로그램 개혁을 위한 시청자 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예·오락프로그램의 가장 왕성한 소비자로 알려진 10대의 경우에도 51.5%가 현재의 연예프로그램은 그 양을 줄여야 한다는 데 동의를 표했다고 한다.

우리는 아침·저녁으로 아무리 채널을 돌려대도 연예인들의 말장난으로만 채워진 TV를 원하지 않는다. 교양프로나 시사다큐프로를 원하는 시청자들도 자신들이 보고싶은 프로그램을 볼 권리가 분명 있다.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 보장을 위해 어떻게든 행동이 필요한 시기다. 시청자운동의 왕성하고도 적극적인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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