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자본, 단식 농성장 폭력 침탈

▲ 지난 19일 오후 5시 50분 경. 용역경비들이 단식농성장을 철거하고 이에 항의하는 해고자들을 폭행하는 장면.

“조합원으로서 사측이 용역경비를 동원해 노조위원장을 정문 밖으로 몰아내는 것을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 있습니까? 위원장을 보호하고 그러한 행위에 항의하는 것은 당연한 조합원의 자세가 아닙니까?”
지난 17일 효성 김인국 봉홍구 정명자 조합원이 울산공장 정문에서 쇠사슬 단식노숙투쟁에 돌입했다.

위원장 출입봉쇄 항의에 중징계

지난달 21일 효성자본은 박현정 위원장의 정문 출입을 봉쇄했다.
비록 해고되었다 하더라도 엄연히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노조위원장의 출입이 봉쇄당하자 조합원들이 분노한 것은 당연한 일. 더욱이 사측이 조합원의 대표자인 위원장의 노조 출입을 봉쇄한다는 것은 노조를 완전히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당시 조합원들은 위원장의 출입봉쇄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용역경비들의 폭력을 감수해야 했다. 그런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효성자본은 당시 사태에 대한 사과는커녕 싸움에 가담했다는 얼토당토 않는 사유로 6명의 조합원을 징계위에 회부해 정직 보름에서 2개월까지의 징계를 내렸다. 이에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당한 김인국 봉홍구 정명자 조합원은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쇠사슬 단식 노숙투쟁에 돌입한 것이다. 단식자들은 또 사측이 현장탄압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가압류를 즉각 해제할 것도 아울러 요구하고 있다.
가압류 해제는 지난해 파업 당시 노사합의된 사항인데도 사측은 일부 조합원에 한해서만 풀어주는 방법을 통해 조합원 통제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쇠사슬,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

3명의 조합원이 쇠사슬까지 묶어가며 단식을 시작한 것은 용역경비들의 침탈이 곧바로 이어질 것에 대비한 것. 쉽게 들려나오지 않을 것이며 어떠한 탄압에도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단식투쟁을 굽히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쇠사슬 단식노숙투쟁이라는 극한적인 투쟁을 통해 활동가들을 묶어세우고 조합원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어 무너진 현장조직력을 되살리려는 목적도 갖고 있다.
쇠사슬 단식 노숙투쟁에 돌입하자 용역경비들은 여러 차례 자진 해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에 들어가겠다고 협박했다.

단식 3일째, 경비들 폭력침탈

단식 3일차를 맞던 지난 19일 오후 5시 50분 경.
결국 50여명의 용역경비들이 단식농성장을 폭력침탈했다.
침탈이 자행되던 시각, 북구 농소 2동 사무소에서는 전국공무원노조 울산본부 결성식이 열리고 있었는데, 사측은 울산노동자들의 관심이 공무원노조 결성식에 몰려있는 틈을 노린 듯 했다. 용역경비들은 단식농성자 1명 당 대여섯명이 달려들어 인정사정없이 두들겨 패면서 쇠사슬을 풀고는 끌어내려 했다.
3일 동안 물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한 농성자들은 기운이 빠진 상태라 제대로 힘을 쓸 수 없었지만 몸을 묶은 쇠사슬에 의지하며 갖은 힘을 다해 버텼다.
이 과정에서 농성 중이던 봉홍구 조합원은 쇠사슬과 농성장 옆에 있던 쇠기둥에 이중으로 몸이 조여 쓰러지고 말았다.
50미터 떨어진 천막농성장에 있던 해고자들이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갔을 땐 이미 사태는 아비규환이었다.
용역경비들은 잔인한 폭력에 항의하던 해고자들에게까지 “너희들 밖에서 보면 배때기를 칼로 쑤셔 버릴거다”는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퍼부으며 폭행을 가했다.

단식 투쟁 계속 ― “어떠한 탄압에도 꺾이지 않겠다”

19일 용역경비들의 단식농성장 침탈과 폭력사태로 쇠사슬과 쇠기둥에 몸이 조인 봉홍구 조합원은 전신에 심한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고 울산병원으로 응급후송 돼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그리고 박금순 효성 해복투 의장도 경비의 팔꿈치에 목이 눌려 구토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그 외 농성자 두 명과 여러 해고자들이 경비들의 폭행으로 온 몸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폭력사태 당시 해고자들의 신고로 달려온 경찰에 의해 폭력을 행사한 것이 확실한 경비 1명의 신병이 확보돼 체포될 뻔 했으나 동료경비들이 떼로 달려들어 공장 안으로 빼돌리는 바람에 체포는 무산됐다.
그런데 뒤늦게 도착한 남부서 경찰들은 도주한 범죄자를 체포하려는 노력은 않고 사태를 무마하는 데만 열중했을 뿐이다.
경비의 폭력침탈에도 불구하고 부상이 심해 입원한 봉홍구 조합원을 제외한 정명자 김인국 조합원은 곧바로 농성장을 복구하고 쇠사슬 단식노숙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목숨을 위협하는 정권과 자본의 가공할 탄압이 최근에만 지난 4일 거제 대우조선에서, 13일 현대중공업에서 그리고 효성에서 자행되었다.
그만큼 노동자는 찍어 누르면 된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는 게 아니겠는가.
효성자본의 탄압을 박살내고 단식투쟁을 사수하는데 울산노동자들이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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