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이회창의 놀라운 세계관 "고교평준화는 친북정책"

오진아 dodani@kdlpnews.org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지난 3일 대선후보 경선 출마회견 때 "급진세력이 좌파적 정권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며 현 정부를 '좌파적'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현 정부의 대북지원, 의약분업 도입, 고교평준화 등을 '좌파적' 정책의 예로 들었다.

그들의 눈으로 볼 때 햇볕정책과 고교평준화는 '좌파적'이다. 이를 찬성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모두 '좌파적'이 된다. 또 의약분업이 '좌파적'인 것이라면 미국과 같은 나라들은 모두 '좌파적 정권'이 집권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게다가 의약분업은 여야 영수회담 합의 사항이다. 한나라당도 '좌파적' 정당이 된다.

'좌파적 정권' 발언 이후 일주일도 안 돼 이회창 후보가 주석을 달았다. "북한에 유화적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좌파적"이라는 것이다. 즉, '좌파적'은 '친북적'이란 뜻이란다. '색깔론'의 본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좌파적'이란 "사상적 의미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관련해 나오는 개념"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인다.

이제 의약분업, 고교평준화 등 좌파적 정책은 졸지에 '친북적' 정책,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은 정책이 돼버리고 만다. 이런 코미디 이제 정말 지겹다. '빨갱이' 약발이 예전 같이 않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을 찾는다.
[84호] 4.22 ~ 4.28

태그

색깔론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편집실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