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미디어]사실상 활동 중단..."시간 걸려도 이름 계속 이어간다"

이지안 mulu@kdlpnews.org
<광야에서>, <사계> 등은 요즘도 여전히 즐겨 불려지는 노래들이다. 김광석, 안치환이라는 이름은 또 어떤가. 굳이 대표곡이나 그들이 배출한 가수, 작곡가의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노래를 찾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민중가요 노래패다. 그들의 노래는 87년 6월의 거리에서 9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대중들의 민주화 열망과 진보의 염원을 담아내던 그릇이었다.

그런데 97년 겨울 공연을 마지막으로 노찾사의 활동이 뜸해졌다. 99년 열렸던 <포크페스티벌 릴레이콘서트>에 잠깐 모습을 내비치긴 했지만, 이미 예전의 노찾사가 아니었다.

2년 동안이나 공연 없이 지내왔던 그들은 이후 활동방향을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실질적인 활동 중단을 선택했다. 멤버들은 뿔뿔히 흩어졌고 사무실도 없어졌다. 기획사에서 음반관리만 담당했을 뿐이다.

노찾사의 활동 중단은 불안정한 연습과 공연, 지속되는 멤버난이 가장 큰 이유였다. 급변한 정세와 이에 따라 혼돈을 맞은 진보적 정서의 소용돌이 속에서 형태와 음악적 대안을 모색하지 못했던 탓도 컸다. 민중가요계 일각의 노찾사 비판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했다.

92년 대표를 지낸 최병선씨는 "대중들의 취향이 낯설게만 느껴지고, 뜨거웠던 관심도 서서히 사그라들 무렵 새로운 창작곡 없이 예전의 레퍼토리만을 가지고 나서는 것도 미안할 따름이고, 노찾사에 대한 대중의 바람이 추억이나 향수 정도가 아닐까, 하는 고민으로 한동안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렇다면 이제 노찾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이름이 되는 걸까. 최병선씨는 이렇게 대답한다.

"노찾사는 앞으로 두 가지 정도의 진로가 있어요. 하나는 발전적인 해체고, 다른 하나는 전면적인 재구성인데, 흩어진 멤버들 대부분이 재구성에 동의하고 있는 편이죠. 작년부터 노찾사를 부활시키려는 움직임도 있어왔구요. 아직은 사라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합창단이 아닌 밴드 중심으로 가자는 의견이 많은데, 실질적인 해체 상태에서의 재구성이라 비록 시간은 걸리겠지만, 노찾사의 이름은 계속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노찾사 20주년 기념음반도 발매할 계획이구요, 언젠가는 노찾사 전 멤버들이 무대에 설 수 있을 거라 믿어요."

대학노래패 출신들을 주축으로 84년에 창립된 노찾사는 87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전문노래패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노찾사를 거쳐간 멤버들만 해도 총 1백50여명. 4장의 정규음반, 노찾사 10주년 기념음반, 97년 베스트 음반 등 총 6장의 앨범을 발매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공연을 펼치며 민중가요 대중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그들의 노래는 계속 될 수 있을까. '끝나지 않는 노래'를 찾으려는 그들의 지속적인 노력에 희망을 건다.
[84호] 4.22 ~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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