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현/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정책부장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지난해 12월 제정됐다. 임차인들의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대항력 제도 △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제도 등의 선진적인 규정을 포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국회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시행을 2003년으로 미루고 △임대료 인상 등의 부작용을 예방하는 경과규정이 없는 졸속 입법으로 인해 일방적 재계약 거부와 임대료 과다인상 등의 건물주들의 횡포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우리당의 세입자 피해신고센터로 피해세입자들의 문의가 폭주하여 현재 피해건수가 4백여건에 이르고 있다.
경기 수원 영통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 정모(46)씨는 최근 건물주로부터 월 80만원이던 임대료를 2백만원으로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2년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건물주가 상가법을 의식, 갑자기 2배가 넘는 임대료를 요구한 것이다.
정씨는 점포주에게 상가법이 시행돼도 임대료 계약은 매년 갱신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점포주가 쉽게 수긍하지 않아 결국 정씨는 5천여만원의 투자비용을 한푼 건지지 못한 채 재계약을 포기했다.
송파구에서 최모(35)씨도 3년간의 노점생활을 한 끝에 겨우 임대보증금 2천6백만원, 월세58만원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고 과일가게를 운영해왔으나, 최근 건물주가 갑자기 최모씨가 세든 점포와 주택에 대해 한꺼번에 재계약을 거부할 것을 통보해와 생활터전과 영업터전을 모두 잃고 길거리에 내몰릴 처지에 있다.
이같이 올해 상가세입자들의 피해가 집중된 이유는 국회가 우리당이 입법청원한 상가임대차보호법안의 주요 규정을 삭제·변질시켰기 때문이다.
즉, 법 시행과정에서 임대료 급등 등 부작용이 없이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세심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고 오히려 법 시행일자를 2003년으로 미뤄놓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법 시행 전의 공백상태를 악용하는 건물주들의 횡포가 급증하고 있으며, 정부도 이 법의 정확한 내용과 취지를 홍보하지 않아 세입자와 건물주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정부가 법 시행령에서 해마다 일정 비율씩 임대료 인상이 가능하다는 법률의 주요 골자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 건물주들은 5년간 임대료가 통제되는 것으로 오해하여 5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인상하는 횡포를 결과적으로 조장했으며, 그 어떤 세입자 보호 대책도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조장한 부동산 투기부양으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한 뒤, 뒷북치기식으로 분양권 전매 부분제한 등 부분적인 규제를 도입하자 규제를 피해 임대사업자 및 건물소유자들이 고율의 수익률을 노리고 상가임대료를 폭등시켜 4백만 임차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국회의 졸속입법과 정부의 수수방관이 '세입자 보호'라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여 '임대보증금 보호를 위한 대항력 제도', '세입자계약갱신청구권', '과도한 임대료 인상률 규제하는 월세산정기준금리제·차임증감청구권' 등의 세입자 보호장치마저도 파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통과된 법이 부작용 없이 긍정성만을 극대화하고 정부와 국회의 직무유기로 인해 생긴 상가세입자들의 피해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해답은 현재 추진중인 제2차 상가임대차보호운동을 적극적으로 확대시키는 것이다.
제2차 상가임대차보호운동의 주요내용은 △피해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법 시행일자를 올 하반기로 앞당기는 법률(부칙)개정청원운동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 건물주들에 대한 세무조사강화 등 정부의 종합대책마련촉구운동 및 이중계약서에 대한 신고운동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제2조가 '보증금액을 기준'으로 법 적용범위를 결정하고 임대료 인상률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기 때문에 상가세입자보호를 위한 제대로 된 시행령제정운동 등이다.
우리당은 지난해 12월 7일 세심한 경과규정 및 늦은 시행일자를 담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제정되던 날, 임대료 과다인상 및 일방적 계약해지 급증 등 현재와 같은 세입자 피해사태가 발생할 것을 논평을 통해 국회에 경고했었다.
이제 제2차 상가임대차보호운동으로 정부의 보수정치권이 방조한 세입자 보호문제를 해소하여 끝까지 유권자의 약속을 지키는 민주노동당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때다.
[84호] 4.22 ~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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