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법/이탈리아 토리노대학 정치학과
"정지된 이탈리아". 8월의 이탈리아는 거의 국가가 정지되었다는 느낌을 줄만큼 일반국민들이 휴가를 떠난다. 그래서 대부분의 도시들은 외국관광객이나 서비스업 종사자들만이 가득한 텅 빈 도시가 된다.
특히 페라고스또(Ferragosto)라고 하는 8월 15일(성모승천 대축일) 전후의 휴가기간은 정지와 철시의 절정을 이룬다. 그런데 올해는 8월이 아닌 4월에 이 같은 페라고스또가 왔다.
'4월 중순의 페라고스또'라고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들이 사회면 머리 기사로 내걸었던 총파업이 이탈리아의 주요한 3개의 노조 단체인 CGIL, CISL, UIL에 의해 4월 16일 이탈리아 전역에서 일어났다.
20개 주의 주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를 갖고, 산하 지부나 단위별로 거행된 이번 총파업은 20년만에 다시 전국적인 규모로 일어난 것으로 그 참가 규모나 조직적 수준에서 볼 때 이탈리아 노조 운동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만한 것으로 3개의 노조단체는 평가하고 있다.
평균 파업 참여율이 92%에 달할 정도로 전국적이고 대규모였던 이번 파업은 특히 또스까나(Toscana) 주의 주도인 피렌체에서 열린 집회에는 모두 40만 명 이상이 참석하였고, 롬바르디아(Lombardia) 주의 주도인 밀라노에서는 30여만 명 이상이, 에밀리아 로마냐(Emilia Romagna) 주의 주도인 볼로냐에서는 35만 명 이상이 참석하는 등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하였다.
또한 이탈리아 노동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바탕으로 한 이번 총파업에는 그 동안 부동적이던 젊은 노동자들이 많은 도시들과 지역 및 단위별로 주축이 되었던 것도 이번 파업을 계획하였던 주최측을 고무시켰다.
더욱이 유럽의 주요 국가들과 미국 등의 해외 노조 단체들의 연대 표명은 4월 16일의 총파업에 대한 정당성을 배가시키면서 베를루스꼬니 집권 연정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총파업의 요구사항은 4가지 정도로 압축될 수 있는데, 첫째는 노동 유연화를 겨냥한 노동법 18조 개정 반대, 둘째는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예산삭감에 반대, 셋째는 고질적으로 발전지체 지역인 남부의 발전과 고용촉진을 위해 보다 확실한 계획 입안, 넷째는 CGIL, CISL, UIL의 노조 3단체가 제안한 조세, 교육, 사회정책 및 의료정책의 반영 등으로 이를 정부측에 강력히 촉구하기 위한 총파업이었다.
이에 대한 정부측의 입장은 현재까지 부동 적이다. 특히 부수상에 해당되는 정부 2인자인 피니는 현재의 입장이 정부의 공식입장이며, 완전한 입법을 이룰 때까지 개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총파업의 정치적 의미는 단순한 통계적이고 역사적인 의미로 이야기할 수 없다.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베를루스꼬니 집권 여당, 특히 여당 내의 연정 파트너로 피니가 이끌고 있는 파시스트적 성격의 국민연합과 또 다른 연정 축으로 보시가 이끌고 있는 북부동맹의 사회정책 기조의 변화여부를 가름하는 중요한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정부측의 변화된 모습이 감지되고 있지는 않지만, 베르루스꼬니에게도 전국민적 저항과 유럽의 각국 정부들의 우려를 무시하기에는 다소 무거운 부담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지만, 연정 파트너인 국민연합과 북구동맹의 요구를 무시한다는 것은 집권포기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향후 어떤 모습으로 사태가 발전될지 자못 궁금하다.
[84호] 4.22 ~ 4.28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