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KBS 심야토론]담당 PD "공중파 프로그램 한계 작용했다"

이지안 mulu@kdlpnews.org
지난 13일 방송된 'KBS 심야토론'의 주제는 바로 '이념공방'이었다. 최근 대선후보 선출이 이념공방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이념논쟁이 국가노선에 대한 필수적인 검증과정이라는 주장과 반공이데올로기가 엄존하는 우리사회에서 이념논쟁은 소모적인 색깔 덧씌우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맞부딪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이날 토론은 이에 대한 '객관적 시각'의 성격분석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에 따라 초청된 패널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보수적 시각에서는 이영조(경희대), 유석춘(연세대), 남시욱(성균관대)교수가, 진보적 시각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조희연(성공회대), 홍윤기(동국대), 이영자(카톨릭대) 교수 등이 참석해 이념논쟁에 대한 총체적 평가와 민주당 내부의 이념논쟁, 현 정부를 둘러싼 '좌파적 정권' 규정 등을 놓고 팽팽한 설전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이날 토론은 전반적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이념공방에 대한 '객관적 시각 모색'이라는 주최측의 기획의도에 부합되지 못했을 뿐 만 아니라 진보진영의 다양한 의견들이 폭넓게 제기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찬규 담당 피디는 "극단으로 치우치기보다는 약간의 성향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합리적인 토론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획을 맞추다 보니 진보정당의 인사가 배제된 게 사실"이라며, 여기에는 "일반 시민들의 인식을 한꺼번에 뛰어넘기 힘든 공중파 프로그램의 한계도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김 피디는 또 시청자 반응에 대해 "방송이 나간 이후로 전화가 많이 왔는데, 8:2 정도로 색깔론에 대한 이분법적인 반응은 더 이상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류였다"며 "이런 방송이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일반 시민들의 인식이 많이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덧붙였다.

한편, KBS 심야토론 인터넷 게시판에는 패널 선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대학강사라고 밝힌 김인숙씨는 "좌파가 무슨 죄라도 되는 것처럼 한국사회의 이념적 지형을 간과한 채 무조건 좌파임을 먼저 밝히라는 보수쪽 패널의 주장이 한심스러웠다"고 말했고, 하규수씨는 "이들이 정말 교수인지 그 자질이 의심스럽다"면서 "KBS가 대체 무슨 이유로 그들을 동원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며 "그들을 패널로 선정한 KBS 역시 모든 시청자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84호] 4.22 ~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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