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용산구에 한 대의 저상버스를
운행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가 있었다. 차체가 길어 운행이 어렵다는 것이 축소 이유인데, 근거있는 주장인가 납득할 수 없다. 저상버스의 길이는 10~12미터로 일반버스와 비슷하다. 마을버스를 제외하고 일반버스가 다니는 길은 모두 운행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또한 바퀴가 일반 버스보다 뒤쪽에 있어 오르막길을 오르지 못한다는 주장도 하는데, 이것은 차체의 구조를 변경하면 되는 문제다. 그것이 문제라면 오르막길이 심하지 않은 곳부터라도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른 나라는 국영, 시영버스가 있는 반면 한국은 민영버스만 운행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저상버스를 도입한다면 민영버스회사들의 반발이 심하지 않겠나
물론 나라에서 운영하는 노선부터 시행하는 것이 손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민영회사라 하더라도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해주면 되는 문제다. 보조금 지급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저상버스를 도입하라고 하고는, 버스회사에서 반발해서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천연가스 버스의 경우도 약 5천만원 가량 하는데,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저상버스 1대당 가격이 약 2억이라고 하는데, 예산의 문제가 걸리는 것은 사실 아닌가
저상버스의 가격은 제조회사마다 틀리지만 국내업체가 제작한 버스의 경우 1억 6천에서 2억 5천 정도, 즉 평균 2억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서울시내 전체에서 운영되는 버스는 통털어 8천 대 정도이다. 그런데 F15구입비용이 얼마인가. 4조 2천억원이다. 이것의 3분의 1이면 서울시내 모든 버스를 저상버스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즉 돈이 없는 문제가 아니라, 저상버스에 돈을 쓸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저상버스가 도입되려면 도로 등 여러 가지 시설이 정비되어야 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닌가
물론 필요하다. 나 역시 내일 당장 저상버스를 도입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버스정류장 정비, 배차간격 조정, 운전자 교육, 시민의식 개선 등 사전에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 지금 요구하는 것은 그 준비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호주의 시드니의 경우도 2010년까지의 계획을 세우고, 매년 몇 퍼센트씩 그 정도를 높여가고 있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니 문제다.
저상버스 도입과 관련한 담당 부서가 서울시 장애인복지과로 되어 있는데
장애인 복지과가 담당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저상버스의 도입은 대중교통의 시스템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때문에 건설교통부와 서울시 대중교통과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사회당 기관지 전현정 / jhj@s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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