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개정안, 정보공적영역 축소 우려 목소리

현재 국회 법안 심사소위에서 심의하고 있는 저작권법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 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저작권법개정법률안의 주요 골자 는 "데이터베이스 제작등에 드는 투자노력 보호, 디지털네트워크 환경 하에서 저작권보호, 저작권관련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면책요건 명시”등이다.

이에 대해서 4월 26일 변호사, 교수, 변리사, 예술인, 평론가 및 시민사회단체들 은 성명을 내고 이번 개정안은 위헌의 소지가 있으며, 디지털 도서관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는 독소조항들을 포함하고 있어 정보이용의 공공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통과되어서는 안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 성명 참자가 명단: 강내희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문화개혁시민연대 집행위원장 대행 겸 정책기획위원장, 중앙대 교수) / 강찬석 (건축가) / 고길섶 (문화평론가) / 김보성 (다움연구소 부소장) / 김인규 (미술가, 미술교사) / 김재윤 (탐라대 출판미디어학과 교수) / 김정헌 (화가, 공주대 교수) 김채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춤위원회 대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 남희섭 (정보공유연대 IPLeft, 변리사) / 도정일 (문화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경희대 교수) / 송희영 (동덕여대 교수, 문화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 /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 오수원 (문화평론가) / 안성배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정책기획팀장) / 유창서 (영화인회의 사무국장) / 윤여관 (미술가, 미술교사) / 원용진 (서강대 교수, 문화개혁시민연대 매체문화개혁위원회 위원장) / 이동연 (문화개혁시민연대 사무차장, 문화평론가) / 이 섭 (전시기획자) / 이상헌 (건축가) / 이성욱 (문화평론가) / 이원재 (문화개혁시민연대 정책실장, 문화평론가) / 이은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 / 이재현 (문화평론가) / 이혜경 (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 / 임옥상 (미술가) / 임정희 (미술평론가) / 정기용 (건축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 / 정도영 (월간 <민족예술> 기자) / 정지영 (문화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영화감독) / 조영각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 지금종 (문화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 최김재연 (건축가) / 홍성태 (정보공유연대 IPLeft 대표, 상지대 교수) / 황세준 (화가, 대안공간<풀> 실장)
- 시민사회단체: 도서관콘텐츠확충과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 서울대이공대신문사 / 정보공유연대 IPLeft / 진보네트워크센터 /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이들은 성명서에서 “저작권법은 헌법 22조 2항에는 ‘저작자, 발명자, 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는 정신에 의한 것으로 이는 ‘창작성’을 전제로 한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개정안은 창작성이 없는 데이터베이스의 경우에도 물권에 준하는 재산권을 부여함으로써 저작권법을 투자 보호법으로 변질시키고 있으며, 이 부분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창작성 없는 데이터베이스도 저작권법에 포함
개정안에는 저작권법에 상당한 투자를 한 데이터베이스 제작자를 저작인접권자로 인정, 실제로 제작자들에게 물권에 준하는 재산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신설되어 있다. 이에 대해서 작년 12월 시민사회단체들에서 만든 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에서는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 '소재의 선택과 배열에 창작성'이 있는 경우에만 보호가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며 창작성이 전제되어 있지 않은 데이터베이스를 보호하려는 것은 저작권법에서 강하게 요하는 창작성을 위배하는 것이며 오히려 투자보호법으로 변질시키는 행위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의견서에서는 이번 개정안은 위헌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헌법 22조는 지적재산권의 헌법적 근거규정인데, 이것은 권리부여의 전제로 '창작성'을 필요로 한다"라며 개정안의 창작성이 없는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에게 물권적 권리를 주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 임원선 저작권과장은 현재 저작권법 내에서 창작성과는 무관하게 권리를 부여하는 예가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이와 관련된 법안이 입법화되고 있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현재 저작권법은 방송사업자 및 음반 제작자의 경우처럼 이미 창작성과는 무관하게 권리를 부여하고 있는 예가 있다."며 실제로 창작성 이외에도 저작권법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으며, 이는 시대가 변화해 오면서 저작권법의 범위가 그만큼 확장되어가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그는 덧붙여서, "우리 헌법 제40조는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고 하여 포괄적 입법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 22조에서 '저작자, 발명가, 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를 법률로서 보호한다'는 것이 창작적 성과를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창작적 성과가 아닌 경우 22조에 의해서 보호할 수 없다고 하여도 이를 보호하는 입법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여할 것이다. 따라서 그외 권리 창설조차 막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영국, 프랑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해외 국가들이 현재 데이터베이스 투자보호와 관련된 권리를 저작권법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적인 추세이다"며, 전세계적으로 20여개국이 이와 관련된 법안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으며, 실제로 성공적이었다라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에 대해서 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의견서에서 이들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독자적인 권리인정으로 인해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쉽게 이와 관련된 법안을 개정하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도서관관련 면책조항의 쟁점
국회에서도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부분은 도서관과 관련된 사항으로 알려졌다. 공공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도서관과 관련되어서 정보화시대 디지털도서관은 그 역할이 상당부분 축소될 수 있는 독소조항들이 개정안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시민사회단체 단체들 및 학자들의 의견이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도서관은 빈곤계층에게 정보접근의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정보와 편익이 정치적 기득권층이나, 경제적 부유층에게 편중되어 발생하는 사회적 불평등 구조를 지양하고자 하는 '보편적 서비스 이념'을 구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도서관은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에 맞추어 개발되어 전통적인 도서관의 역할을 네트워크를 통해서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용자가 디지털 정보를 네트워크 상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디지털도서관의 존재이유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의견서에서는 "디지털형태의 복제를 금지함으로써, 디지털자료에 대한 복제물 제공이 불가능해졌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정보처리 능력을 가진 장치를 통하여 당해 시설과 다른 도서관 등에서 이용자가 도서 등을 열람할 수 있도록..."으로 규정되어 있어 디지털 자료를 전송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다른 도서관 등에서' 등이 삭제됨으로써, 다른 도서관으로써 전송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개정안 28조 2항으로 인해 도서관 밖의 어느 장소로도 디지털 자료가 전송될 수 없게 되는 것은 실제로 디지털 도서관 서비스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임과장은, "도서관 규정에서 어떤 행위를 금지하는 경우란 있을 수 없으며 이 규정에서 언급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저작권자로부터 허락을 얻고 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에서 도서관이 모든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디지털화하여 모든 국민에게 전송할 수 있게 한다면, 결국 전국적으로 팔릴 수 있는 책의 수란 단지 한 권에 불과하게 됨을 의미하고, 이것은 모든 저작권시장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며, 사유재산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상충되는 두 권리 "저작권"과 "이용권"
임과장은 정보의 원활한 이용과 저작권에 대해서 두 공익을 서로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보의 자유로운 이용만을 강조한다면, 아무도 정보생산에 나서지 않거나 사회 전체적으로 정보가 과소생산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이용할 정보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정보의 원활한 이용만이 저작권 보호에 우선하여할 할 공익이 아니라, 저작권 보호역시 사회적으로 존중되어야 할 공익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서에서는 다음 사항이 분명히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저작권의 가장 중심이 되는 '복제'는 저작권자의 창작 의욕을 꺽는 저작물의 침해 행위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문화적 권리' 또는 '정보 접근권'과 같은 좀 더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정보, 지식, 예술 등의 한 사회의 문화 자신은 결코 한가지 생산 방식을 통해서만 발전할 수 없으며, 오히려 다양한 생산과 소비 방식에 의해서 발전해 왔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저작권법 제1조는 "이 법은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저작권자와 이용자들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궁극적으로 문화와 예술의 향상과 발전을 위해서 저작권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서 이용자와 저작권자와의 첨예한 권리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인가. 양자 모두에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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