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울음바다가 되어버린 5월 12일 한통 계약직 노동조합 총회에서, 조합원들 스스로 믿어지지 않는 '찬성 105명, 반대 35명'으로 노동조합 해산을 결의했다. 조합원들 앞에 놓인 벌금, 채무, 수배, 투옥, 가정 파탄 등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장벽은 자신의 무기인 노조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 동안 500일이 넘는 투쟁 과정에서 한통 계약직 노동조합은 수많은 투쟁을 했다. 한강대교 고공농성, 목동전화국 점거투쟁, 분당본사 노숙농성, 광케이블 고공시위, 국회의원회관 옥상농성, 국회의사당 진입시위, 세종문화회관 옥상시위, 그리고 지난 4월 6일 폭우속 한강대교 고공농성까지. 또한 한통 계약직노동자들은 수많은 연대 투쟁의 현장에 있었다.
기실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스스로 깃발을 내리게 되는 데 정규직 노동조합이 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대중정권의 민영화정책의 시발점이었던 한국통신은 이미 오래 전부터 분사, 희망퇴직과 같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는데 노동조합이 암묵적으로 이를 받아들여,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입 대상의 중복문제로 비정규직 노조가 인정받지 못하여 정규직 노조와의 갈등이 증폭되었고, 결국 정규직 노조는 2000년 가을 명동성당에서 비정규직 노조와는 함께 투쟁할 수 없다고 하여 비정규직 노조의 투쟁을 고립시켰다.
5월 14일, KT 정규직 노동조합은 KT(전 한국통신) 민영화와 관련한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정부가 KT 보유주식 28.37%를 매각하여 민영화를 마무리하는 것을 반대하고 총력투쟁을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한국통신 민영화는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삼성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었다. 정부 발표는 예상과 어긋나지 않았다. 정부 보유주식 매각과 아울러 동일지분 한도를 최대 15%까지 소유할 수 있는 길을 터 줌으로서 경영권을 넘기겠다는 것이며, 30-50조를 호가하는 국유기업을 3조 정도를 들여 인수할 수 있는 길을 터 준 것이다. 80년 초반 전두환정권의 구조조정 당시 자기 덩치보다 큰 유공(현 SK)을 인수한 선경이 재계 순위 4위로 뛰어올랐듯, 이제 한국통신을 인수한 기업은 또 하나의 날개를 달게 될 것이다. 노동조합은 재벌에 대한 특혜와 국부유출 그리고 예상되는 보편적 서비스의 훼손을 들어 총력투쟁을 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글'을 깨고 'MS-word'를 배포하기 위한 방법으로 KT와의 지분교환을 한 바 있듯, KT의 민영화는 정보통신부문의 공공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KT 노동조합이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나선다는 것은 충분히 반길 일이고 우리 정보통신운동 진영도 함께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해산이 오버랩 되면서 개운치는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