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문화재청이 종합적인 문화유산 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했다. 문화유산의 체계적 보존 관리와 '문화적인 활용'을 위한 계획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벌써 오래 전부터 제시돼 왔음에 비추어 이번 계획 발표는 썩 늦은 감이 없잖아 있다. 그러나, 이제라도 중장기적 문화유산 정책이 마련된 점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행스럽다.

우선, 안정적인 문화유산 연구 시스템 구축을 통한 일관된 문화유산 정책기능의 강화가 이번 계획에 담겨 있는 것은 우리 문화유산 정책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국립문화재연구원' 설립, 문화재위원회 기능 강화를 위한 '제도분과' 신설, 종합정보 시스템 구축 등은 획기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또, 회계 단년주의에 따른 정책수행의 제약을 극복하고 중장기 계획에 의한 중요 문화재의 체계적·안정적 보수정비를 위해「문화재보존관리기금」설립을 추진한다는 것과 출토유물의 보관 및 보존처리를 위해 대전, 경주 등지에 출토유물 보관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계획도 문화유산 보존, 관리를 위한 안정적 기반마련이라는 점에서 더없이 좋은 일이다. 장기지속적인 정책효과를 염두에 두었다는 점만으로도 크나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문화재 보수공사와 관련된 비리와 잡음을 척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시공평가제 실시 등을 통한 문화재 보수공사의 품질 혁신, 매년 5∼6건의 중요 국가지정 건조물문화재 보수에 대한 문화재청 직영 실시, '문화재 수리기술 전문법인체' 설립 등은 투명한 문화재 관리 정책의 든든한 보루가 되어줄 것이다.

사유지 매입 확대를 위해 매년 500억∼600억씩 10년 동안 5000여 억 원을 투입하여 문화재 보호와 재산권 보호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것도 그 동안 풍납토성 등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을 상기할 때 긍정적인 조치라 생각된다.

이밖에도 '중점관리대상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등 좋은 정책방안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앞으로 우리 문화유산 정책의 앞날이 희망적일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리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게 소요되는 예산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관련기관들과 문화재위원회의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지, 지자체들의 문화적 마인드 제고와 정책협조는 어떤 식으로 유도할 것인지 등 변수로 작용할 요인들은 여전히 많다.

따라서 문화유산 10년 청사진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공론화 과정을 밟으며, 이런 변수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어 낼 착실한 정책시행이 절실히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 한번 훼손되면 다시 복원하기 힘든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잘 보존·관리하고, '문화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문화재청의 행보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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