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울산지부 교육위원 후보 노옥희

가장 중요하게는 예산 심의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하고, 교육위원회가 위상을 분명히 해 울산의 각종 교육현안 문제에 제대로 대응해야겠지요.


지역에 연대 집회가 있을 때마다 울산노동자의 한사람으로 열심히 참석하시던 노옥희 선생님이 전교조 교육위원 후보로 선출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명덕여자중학교를 찾았다. 이곳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늦게 본 두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학부모 운영위원이기도 하다.
집회에서 연설할 때보다 키가 더 크게 느껴졌고 46세의 나이를 실감하게 한 것은 생각보다 많은 흰 머리카락이었다.

□ 울산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김해에서 태어나 학교는 부산에서 다녔는데, 79년 졸업을 하고 처음 온 학교가 현대공고입니다. 당시 현대학원에서 학교에 공채 공고를 붙여놨었는데, 그게 이렇게 울산과 인연이 될지 몰랐어요.
86년 10월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며 노동문제에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졸업하고 다 현장에 가게 되니까 학교에서 열심히 가르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노조도 없을 때라 산재사고를 당해도 하소연할 데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노동법 등을 공부하며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우연한 기회에 나중에 전교조로 이어진 YMCA내의 중등교육자협의회 활동을 하게 되었어요. 86년도에 교육민주화선언에 참여하고 10월에 해고되었습니다. 그 후 지역에서 노동문제상담소 일도 하고 전교조 결성 이후엔 전교조 활동을 하다 해고된 지 13년 만인 99년에 복직해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 전교조 교육위원 후보로 결정되었는데, 교육위원 출마를 결심하게 된 동기는?

전교조에서 교육위원이나 교육감 같은 제도권 활동도 무시할 수 없는 지경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스로 제도권 활동보다는 노동조합 활동이 적성도 맞고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건과 시기 등을 감안할 때 ‘맞지 않다, 못 하겠다’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교조가 아직 열악하니까 조직에 남는 것이 옳지 않을까 갈등도 많이 했어요. 또 교사는 교육위원을 할 경우 교직을 떠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제일 많이 망설였지요. 어렵게 13년만에 복직을 했는데, 해고된 사람에게 복직해서 현장에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시잖아요.
그러나 교육위원 활동이 전교조를 떠나는 것도 아니고, 전교조에서 파견나가 또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것이라 생각을 굳히고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만약 교육위원에 당선되어 활동해도 상근한다 생각하고 현장으로 다니며 열심히 할 것입니다.

□ 교육위원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나요?

교육위원이 7명인데, 전교조 후보로 저와 정찬모 선생님 2명이 출마합니다.
교육위원이 하는 가장 큰 일은 8천억에 달하는 교육청 예산을 심의하는 것입니다. 비리도 없애고 제대로 쓸 데 쓰게 해야지요.
지난해 전교조가 싸우긴 했지만 결국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현대 청운고를 자립형 사립고로 통과시켜 버렸습니다. 교육위원회에서 의견을 낼 수도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지요. 공사비리 관련해서 문제가 계속 터질 때도 교육위원들은 연수 가 있고, 교육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 찾아 없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가장 중요하게는 예산 심의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하고, 교육위원회가 위상을 분명히 해 울산의 각종 교육현안 문제에 제대로 대응해야겠지요.

□ 교육위원 선거에서 내세울 것은?

최만규 교육감이 들어서서 ‘학력 제일’을 강조하면서 학교가 초토화되고 있습니다. 학력을 내세워 선생님들의 수업시수는 갈수록 많아지고, 학생들은 1년에 4번 정도 전국 단위로 초등학교까지 성취도 평가를 칩니다. 고등학교도 올해부터 모의고사가 부활되었어요.
고등학교 0교시, EBS 교육방송, 중학교도 보충수업 부활하겠다 합니다. 학력이 뭔지 얘기도 안된 상태에서 학력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거든요.
학부모들도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은 좋겠지만 이렇게 파행적으로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고등학생이 하루 14시간씩 앉아 있는 파행적이고 비교육적인 문제를 당장 교육위원이 고칠 수 없다 해도, 표가 떨어지더라도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보충수업 문제에 대한 소신은?

저는 보충수업을 반대합니다. 모자란 과목이 있고 필요하다면, 원칙적으로 학교가해주어야 합니다. 정규 근무시간 중이라면 반드시 수업비를 받지 않고 해야지요.
많이 양보한다 해도 학생이 보충수업이 필요한 과목이 있고 교사가 원할 경우 다 맞아 떨어져야 할 수 있는 것인데, 지금은 일률적으로 강제로 하거든요.
일률적으로 아침에 EBS 교육방송 틀어주고 감독 선생님 수당 줘야 한다고 돈을 받아요. 고등학생이면 다 커서 “교육방송 우리가 보면 되지 왜 돈을 내나요” 이야기합니다.
컴퓨터 좋아하는 아이들 컴퓨터 하듯이 교과 특기·적성 수업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학교에서 특기·적성 희망 조사서를 나누어 주고 강제적으로 동그라미 치게 해 일률적으로 똑같은 과목을 하고 있어요. 그런 변칙적인 보충수업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불법인데도 교육청에서 묵인하고 있습니다.
교사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안타깝습니다. 보다 못해 선생님들의 개별적인 거부 선언이 일어나고 있어요. 최소한 원치 않는 수업을 강제로 하는 것을 여론화시켜 내고 학부모들과 함께 막아내야 할 것입니다.

□ 교육 개혁을 바라는 학부모들의 학교운영위원회 참여가 늘고 있는데, 학부모·지역 운영위원들에게 바라는 점은?

이제까지 학교운영위원회가 다수 학부모의 의견을 상당히 왜곡시키는 구조였던 것 같습니다. 학교 운영위원으로 소신껏 활동하려면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수 학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고 중심을 흔들리지 말고 다수 학부모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이끌어 나가길 바랍니다.
일반 학부모들이 공개적으로 참관하고 학교운영위원회와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겠습니다.
특히 동구, 북구만 해도 학부모들이 다 노동자 아닙니까? 단련된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학교운영위원회에 다수 참여하는 것이 맞습니다. 학교 분위기가 학부모 위원이나 지역위원이 투쟁조끼를 입고와도 교사나 학생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될 정도로 만들어야 합니다.

□ 지난해 교육의 신자유주의화에 맞선 전교조의 투쟁이 계속되었는데, 현재 전교조의 활동은?

지난해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저지, 공교육 정상화, 교육 평등권 쟁취를 위해 많이 싸웠고 교사들뿐 아니라 범 노동진영에도 이런 문제를 알려 나갔습니다. 7차 교육과정 저지를 위해 전국적인 교선단을 꾸려 학교마다 전부 설명회를 열고 학부모에게도 알려 상당한 여론을 형성했기에 그만큼 싸울 수 있었죠. 연가투쟁, 조퇴투쟁을 통해 교육부를 일정 긴장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아갔어야 했는데 마무리가 제대로 안되다 보니 작년을 넘어서는 투쟁을 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지난 4월 17일 대통령 직속기관인 지방이양추진위의 행정분과위에서 국가공무원인 교사를 지방직 공무원으로 하는 방안을 모든 교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통과시킴으로써 새로운 투쟁동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방직 공무원이 되면 지방자치단체별로 재정상태가 다 달라 머지않아 교사들에 대한 처우도 다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또 재정 자립도도 얼마 안돼 실제로 예산을 줄이려면 비정규직을 쓰고 정규직은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어요. 우리학교만 해도 51명 중 비정규직이 10명입니다. 지금도 비정규직이 많은데 앞으로는 더욱 대량 양산될 것이구요.

현재 유일하게 전국 단일조직으로서 교육부와 교섭하며 중앙으로 힘을 모아가고 있는데, 지방직 공무원이 되면 신분 불안 뿐 아니라 전교조가 무력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들어 고교 평준화 해제의 방향으로 가고 있어 “이러다 80년대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요. 자립형 사립고가 생기면 당연히 지역 명문고를 찾게 되고 고교 평준화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초등학교 교과 전담교사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선생님들의 수업시수는 늘고 비정규직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결국 학생들의 교육권을 훼손하게 될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5월 총력투쟁 기자회견을 26일 열었고 5월 3일 교육청 앞에서 ‘울산 교육현안 해결을 위한 교사 결의대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5월 18일 경에는 교육 시장화 저지를 위한 전국 교사 결의대회가 있을 예정인데 민주노총과 함께 일정을 맞추어 총력 투쟁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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