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 유회 ― 비대위 구성 못해


4·2 민주노총 총파업 유보 이후 그 책임을 지고 허영구 직무대행, 이홍우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총사퇴함(단병호 위원장 제외)에 따라 새로운 투쟁지도부인 비상대책위 구성을 위해 열린 임시대의원대회가 지난 4월 24일 회의 도중 정족수 미달로 유회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번 25차 임시대의원대회는 4.2 총파업 무산으로 인한 조합원들의 충격과 분노를 추스르고 조직력을 복원하므로써 당면한 절박한 투쟁(발전, 철도 등 현장탄압분쇄투쟁, 노동법 개악기도 저지투쟁 등)을 주도적으로 끌어가기 위한 힘있는 투쟁결의의 자리였기에 ‘회의 도중 정족수 미달로 인한 대의원대회 유회’는 조합원들에게 다시 한번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회의에서 비대위를 구성하고 상반기 투쟁계획을 세우는 한편 4·2사태 진상조사위 구성 문제를 다룰 예정이었으나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다.
대의원들은 안건심의에 앞서 4월 2일 총파업 유보사태에 대해 이홍우 전 사무총장의 경과보고를 듣고 한 시간여 동안 질의응답을 벌이고 나서, 첫 번째 안건인 비대위 구성방안을 놓고 토론에 들어갔다.

투쟁 비대위냐? 수습 비대위냐?

지난 4월 8일 중앙위윈회에서 구성된 임시비대위(의장 이수호)는 이와 관련해 4월 23일 열린 3차 회의 결정사항으로 △상반기투쟁 지도·집행과 총파업유보에 따른 문제수습(임무) △단병호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에 전권위임(권한) △7월까지로 예상되는 상반기투쟁 마무리(활동기간) 등의 구성원칙과 △산별연맹 위원장, 지역본부장, 대의원대회에서 선출하는 상근비대위원(위원장, 부위원장, 집행위원장)으로 구성 △비대위원장은 금속산업연맹 백순환 위원장 추천 △상근비대위원-금속, 공공, 전교조, 병원, 사무금융연맹 각 1명, 지역본부장 2명(모두7명) 등의 구성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일부 대의원들이 임시비대위 안은 ‘투쟁하는 지도부’가 아니라 ‘수습하는 지도부’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투쟁하는 비대위’ 구성을 위해 비대위의 임무를 △발전 민영화 저지 △장기투쟁사업장 승리 △노동탄압분쇄 △주5일 근무 쟁취 △임단투 승리 △이를 위한 즉각적 총파업 조직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수정안을 내서 표결에 부쳐졌으나 96명의 찬성(재석 4백25명)으로 부결됐다.
이 과정에서 발전노조 해고자들은 참관인 발언을 통해 민주노총의 즉각적인 연대총파업 등 발전노조 탄압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계획 수립을 호소하기도 했다.

비대위원장 백순환 추천으로 자격 논란

이어 비대위원 선출과 관련해 발전산업노조 조합원은 투쟁을 책임지는 비대위 구성을 위해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노조와 발전·가스 등 공공노조, 항공사노조, 비정규직노조, 장기투쟁노조 대표자들을 비대위원으로 추가하자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또한 4·2 잠정합의안을 폐기했던 중집위 표결 당시 폐기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백순환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 등이 제출되어 격렬한 토론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의장을 맡고 있던 이수호 임시비대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우선 뽑은 뒤 구체적 인선을 위임하자’는 조정안을 내고, 한 대의원이 정족수 확인을 요구함에 따라 파악한 결과 재적 과반수(4백 15명)에 못미치는 3백 99명으로 나타나 5시간 30분간 진행된 토론은 비대위 구성조차 하지 못한 채 유회되고 말았다.

민주노총 혁신으로 거듭나야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논란의 핵심은 비대위 성격 문제와 위원장 선출문제였다.
임시비대위에서 올린 안은 4·2 총파업 철회 이후 민주노총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심각한 현실을 너무나도 안일하게 생각한 결과이며, 4·2 총파업 철회의 근본적인 문제와 당면한 투쟁방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 민주노총은 4·2 잠정합의안을 폐기했기 때문에 4·2 총파업 유보 이전 상태 즉 발전산업 민영화 저지투쟁, 철도노조 등에 대한 노동탄압분쇄투쟁 등이 적극적으로 조직화돼야 한다.

그런데 임시비대위 안을 보면 사태수습(?)을 위한 비대위 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이에 대해 대의원들의 비판이 있고 새로운 안이 제기됐지만 부결되었다.
4·2 총파업 유보로 조합원 대중들의 분노의 소리가 아직 귀에 쟁쟁한데 항복문서 폐기와 재파업 조직화, 그리고 민주노총 혁신의 의지를 반영하는 투쟁하는 지도부 구성이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된 것은 민주노총이 대의원들조차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조직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제 조합원을 진정한 주체로 세워내는 현장으로부터의 대대적인 혁신만이 민주노총을 거듭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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