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Copyleft 교육희망] 지난 15일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는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고교평준화 정책 개선 방안>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기자
틈만 나면 수면 위로 튀어 올라 한바탕 구정물을 만들어 놓곤 하는 평준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언뜻 돌출적이고 즉자적인 주장이나 발언처럼 등장할 때가 많지만 거기에는 자신들의 일관된 논리롸 이데올로기가 분명 존재한다. 그렇게 떄문에 평준화 문제는 지나가는 이슈처럼 생각할 일은 아니다.
여기에 최근에 진행된 키이디아이(KDI)를 주축으로 한 경제논리로 교육을 바라보는 '평준화 해제 논리'와 공공영역으로 교육을 사고하는 '평준화 유지 확대' 입장을 각각 싣는다. 많은 논의를 기대한다.
ㅣ 인적자원정책위 토론회 발췌
평준화,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평준화는 학교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
학교 교육의 다양성과 질적 수준 향상해야
- 이주호 / KDI 국제정책대학원 부교수
고교평준화 정책의 문제는 무엇보다 무시험 추첨 배정으로 학생을 선발해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 공사립 관계없이 학교를 선택할 권리를 박탈하는 데서 부터 시작된다.
평준화 정책은 학교에 대한 정부의 강한 통제와 규제를 중심으로 한 우리 나라 학교교육체제를 공고히 하는 핵심적인 정책으로써, 학교 정책과 제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평준화 정책의 개선은 학교 선택권의 확대를 넘어서서 △학교 차이의 인정 △학교 정보의 공개 △학교 자율의 확대 △학력부진학생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 등 다면적으로 접근되어야 한다.
우선 학교선택권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학교선택권을 인정하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들이 공존하는 체제를 구축하여야 한다.
사학의 경우 자립형 사학, 공립의 경우 자율학교 및 협약학교를 중심으로 학교선택권을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 특히 일정 기준만 충족할 경우 원하는 사학들은 자동적으로 자립형 사학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준칙주의를 도입하여야 한다.
또한 현행 사학을 정부로부터의 자율과 재정지원에 따라 자립형 사학, 경쟁형 사학, 공립학교 전환 사학으로 분류해야 한다.
자립형 사학은 납입금 수준까지 일정 한도 내에서 책정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율을 허용하며, 정부의 재정지원은 최소화하고, 경쟁형 사학은 납입금은 공립 수준을 유지하고 정부의 재정지원도 현행 수준으로 제공받지만 학교선택권의 허용에 따른 경쟁에 노출되는 사학이다.
사학간 경쟁을 원하지 않거나 혹은 경쟁에 도태되는 사학은 공립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학교의 학생 선발권 뿐만 아니라 교원, 교육과정, 학교운영 등에 대한 자율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즉 다양한 학교 선택이 가능하도록 학교에 자율을 주고 다양한 교육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한 대학 입시에서 학교간의 차이를 인정하도록 해야 한다.
대학 입시에서 학교간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학생들의 학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하는 학교일수록 입시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선택권을 합리적으로 행사하고 이것이 학교간 바람직한 경쟁을 조성하도록 되려면, 학교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학교간의 질적 차이를 줄이고 경쟁에 뒤쳐지는 학생들을 위하여 특별히 재정지원을 늘리고 책무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평준화 정책의 근본적인 수술은 학교교육의 다양성과 질적 수준 향상을 이뤄낼 것이다.
l 교육비평 주최 토론회 발췌
공교육에 투자 확대해야
입시가 상존하는 한 다양성 먼 얘기
사회경제적 변화에 교육환경이 능동적 대응해야
- 이성 / 군포고교 교사
그러나 학교, 학부모, 학생 모두 지나치게 소모적인 대학입시에 초점을 두고 학교교육을 이해하고 있다. 학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보다 서열이 높은 대학에 자녀들을 보내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해주면 낭비적 경쟁이 줄어들고 생산적 경쟁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오히려 대학입시에 중점을 둔 소모적 경쟁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다.
또한 사학의 자율성 및 학교 선택권 보장, 수월성 교육 및 조기 유학에 따른 부작용 완화, 경쟁을 통한 학교 교육의 질 향상 등을 자립형 사립고의 필요성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사학의 96%가 학생이 낸 등록금과 국고보조로 운영되고 있고, 극소수의 사학 재단을 제외하고는 학교에 실질적 투자를 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에서, 사학 운영의 자율성이 위축된 것을 고교 평준화에서 찾는 것은 잘못이다.
자립형 사립고는 기존의 인문계 고교보다 학생수는 많이 줄여야 하고, 교사수 및 교사의 보수는 오히려 더 많을 것이고, 시설도 좋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립형 사립고의 등록금은 최소한 현재 인문고의 4배 이상은 되어야 할 것이다.
자립형 사립고는 수요자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4배 이상의 등록금을 낸 학부형들이 학교에 요구하는 것은 자녀가 보다 쉽게, 보다 서열이 높은 대학에 들어가는 교육과정일 것이다.
다양성과 수월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과학고가 그랬던 것처럼 자립형 사립고도 대학입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기대했던 다양성과 수월성은 나타나기 어렵다.
고교 평준화의 문제점과 관련되어 제시되는 다양성의 개념이 보다 분명해야 한다. 다양성의 핵심이 교육과정과 교육방법, 그리고 교육목표의 차이에 기초한 것인지, 아니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우수한 학생끼리, 낮은 학생은 낮은 학생끼리의 서열화에 기초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서열화가 다양성의 논리로 포장되어서는 안된다. 고교 평준화는 지역적이고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공교육을 바라보는 인식의 문제다. 학교 교육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 변화에 교육환경이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공교육 외적인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에 대한 투자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 생긴 현상이다. 공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확대 투자없이 효율성 논리에 기초하여 일부 계층만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도는 빈부격차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더욱 확대시킨다. 따라서 고교 평준화 정책은 유지, 확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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