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투기조장 DJ정책이 빈부격차 덧내

[날로 심화·고착되는 빈부격차] 구조조정·투기조장 DJ정책 탓 힘없는 80% 똘똘 뭉쳐 선거에서 본때 보여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1996년 하위 20%가구의 3.3배이던 상위 20%의 소득비율이 2000년에는 6.75%로 두 배 이상 벌어졌으며, 지니계수 또한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여기에 땅값상승 등 소득지니계수에 반영되지 않는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분배악화까지 감안하면 실제 불평등과 빈부격차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소득불평등이 조사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현상은 빈부격차 심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고착화되어 감을 뜻한다.

이는 김대중 정부가 경쟁과 효율만을 절대가치로 내세운 IMF의 신자유주의적 프로그램을 그대로 받아들인 결과다. 즉 구조조정의 칼날을 휘두르고, 적당한 투기를 조장한 경기부양정책을 실시하여 경제성장의 열매를 일부 시장경쟁력이 높은 자, 재산소득자, 정보화로 무장된 신지식층, 그리고 기득권을 이용해 반칙을 일삼는 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분배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실업의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비정규직으로 전락했다. 조기은퇴가 일반화되고 불안정고용층이 두터워 짐에 따라 기존의 절대빈곤층에 신빈곤층이 가세하여 빈민이 양산되었다. 그럼에도 김대중 정부의 '생산적 복지'정책은 자활사업이 미흡해 장기실업자를 방치하고 있으며, 국가가 책임져 왔던 공적 사회보장체계를 시장경쟁체제로 대체시켰다. 또한 '최저생계의 사회적 보장'을 약속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IMF사태 때 민심을 달래기 위한 위장술(faint)에 불과한 사기로 드러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기본권인 노동권과 생존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다.

이와 같이 사회적 약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살 권리를 박탈한 채 시장효율만 추구하게되면 시장경쟁력이 미약해 고통받는 다수는 필연적으로 '더욱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의 갈망'을 키우게될 수밖에 없다. 민중의 이러한 갈망이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정치인이 색깔을 덧씌워서 공세를 가하자 노 후보의 지지율이 더 상승한 것은 바로 민심의 향방이 어디인지를 입증해주고 있다.

우리사회는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의 템포를 늦추고, 비효율을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소외계층에게도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살 수 있도록 노동권과 생존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만약 우리사회가 약육강식의 시장논리에 지배받지 않는 사회적 영역을 구축해 더불어 공존하는 윈윈(win-win)사회로 이행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통합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최옥란 씨가 생존권과 모성권을 부르짖으며 자살로써 문제를 제기하고, 신용카드 빚에 몰린 막가파식 강도들이 연달아 출현하는 것은 지나친 효율성 추구에 따른 공동체사회 통합의 위기를 알리는 퓨즈가 터지는 징표다.

이런 상황에서 더 강도 높은 퓨즈로 갈아 끼우고 신자유주의를 강화해 90대10의 사회로 갈 것인가, 아니면 민중·민주세력의 정치력을 강화해 약육강식의 시장논리가 지배하지 않는 공공의 영역을 구축하고, 더불어 나누며 사는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열 것인가는 다음 선거에 달려 있다. 돈도 권력도 힘도 없는 우리 민중에게는 '쪽수'밖에 없다. 80%의 약자가 똘똘 뭉쳐서 전면적 민중연대전선을 구축하여 기필코 신자유주의로 치닫는 반개혁적 세력을 물리쳐야 할 것이다.

류정순 / 빈곤문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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