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정원 증권산업노조위원장]노동운동진영,해외투기자본 문제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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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아 dodani@kdlpnews.org
△ 일은-리젠트증권 합병에 이어 신한-굿모닝증권의 합병이 발표됐다. 외국자본이 들고 나면서 증권사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같다.

= IMF이후 김대중 대통령이 외자유치에 나서면서 실제로는 '단기성 투기자본'만 들어온 결과가 돼 버렸다. 서울증권의 경우 조지소로스가, 굿모님증권은 외국계펀드가 대주주이고 인수 합병설이 나오는 회사의 대주주는 거의 외국계 투기자본이다. 이러한 외국자본들은 98년을 전후로 해 국내에 들어와 회사를 키워서 수익을 챙긴 뒤 빠져나가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이다.

문제는 이러한 해외투기자본의 뒤에 정부가 있다는 것이다. IMF초반에 대통령까지 외자유치에 나선 결과 해외 투기자본들이 앞다투어 한국의 기업사냥에 나섰다. 그 뒤 정부의 합병유도와 대형화 논리 속에서 은행·증권주식이 증권시장을 선도하며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국회에서 지주회사법을 통화시켜 지주회사들로 하여금 인수합병에 나서도록 하고 더 나아가 인센티브까지 주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초기에 들어왔던 외국계 투기자본들은 주가 상승을 틈타 이익을 챙기며 떠나고 있고, 지주회사법에 의해 생겨나기 시작한 한국금융자본들도 기업사냥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 해외투기자본에 의한 금융권 지각변동이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 '합병을 전제로 한 매각' 추진으로 인해 노동자들의 고용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합병은 금감위 승인 사항이다. 금감위가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증권사 노동자들은 IMF 당시 외자를 받아들이면서 임금삭감, 복리후생 축소 등을 강요당했다. 그러나 그때 들어온 외국자본들은 현재 엄청난 고율배당을 통해 이윤을 챙겼지만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거의 없다.

△ 사실 처음에 외자 유치를 노조도 인정하지 않았나.

= 처음 외국자본이 국내 증권사에 들어올 때 "웰컴 외자"라고 불렀다. 당시 정부는 은행들에게 BIS기준을 맞추라고 요구한 것처럼 증권사에도 '영업용 순자본 비율' 기준을 들이대면서 문을 닫게 하겠다고 협박했다. 외자가 들어오지 않으면 기업이 당장 망하게 생겼으니까 어쩔 수 없이 외자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외자가 들어올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든 것도 정부이고 대형화 운운하며 외국 투기자본의 이윤창출에 적극 나선 것 역시 정부이다. 한마디로 금감위와 국제투기자본의 결탁이다.

△ 발전소 해외매각도 큰 문제이지만 해외투기자본으로 인한 국부유출도 심각한 문제인 것 같다.

= 발전소를 해외에다가 파는 것도 국가적으로 손실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금융자본의 이동으로 인한 국부유출은 이미 진행중인 큰 문제이다. 정권의 친인척 비리 등으로 정치권이 혼란스럽다보니 아무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사실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진영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이 가장 잘 드러나고 있는 곳이 바로 금융권이다. 증권노조는 계속해서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알려나갈 계획이다.
[ 85호] 4.29 ~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