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설 dllp21@kdlpnews.org
아이엠에프 한파가 몰아닥친 1998년초. 아이엠에프 사태로 인해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막대한 손실을 본 증권사들은 금융감독위원회의 지침에 따라 영업용순자본비율 1백50%에 못 미치면 퇴출될 위기에 놓여있었다.
영업용순자본비율이란 지급보증 등 증권사가 입을 수 있는 손실을 계량화한 위험액에 대한 영업용순자본(자기자본에서 즉시 현금화가 불가능한 자산을 빼고 상환의무가 없는 부채를 가산한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당시 거의 모든 증권사가 유상증자 또는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금감위가 요구하는 비율을 맞췄다. 삼성, 현대, 엘지 등 재벌계열 증권사는 그룹에서 지원을 받는 방법으로 퇴출을 면했다.
지급보증 대지급, 자체 상품 및 역외펀드 운용 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 쌍용투자증권 역시 1천억원 정도의 자금지원이 필요했지만 쌍용그룹은 자동차 문제로 지원할 여력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퇴출이냐, 아니냐의 위기상황이었지만 그룹사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하지 못하게 된 쌍용투자증권은 외자유치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미국, 캐나다 등의 투자펀드와 외자유치를 위한 접촉을 해오다 1998년 7월초 지금 대주주로 있는 미국계 투자회사 H&Q 등과 접촉,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해 1개월만에 외자유치에 성공하게 됐다. 당시 H&Q는 쌍용투자증권의 주가를 주당 1천2백50원에 사들였다.
노동자들에게 외자유치의 대가는 컸다. 투기자본은 자금지원에 따른 조건으로 25% 인원 조정과 임금 및 복지수준의 축소를 노조에 요구했고 결국 15% 인원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남아있는 인원도 강화된 노동강도와 임금, 복지수준 축소를 감내해야 했다.
쌍용투자증권은 1999년 4월 "기존의 쌍용그룹 계열사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고 외국계 증권사로서 국제화시대에 걸맞은 선진 종합금융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굿모닝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면서 굿모닝증권은 업계 생산성 1위, 10개 대형 증권사 중 영업용순자본비율 1위, 신용등급 업계 최고 등의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경영이 호전되자 외국자본은 슬그머니 발을 빼기 시작했다. H&Q는 지난 1998년 12월 캘리포니아연기금 운용사인 롬바르드,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함께 투자 컨소시엄을 형성해 굿모닝증권에 투자할 때 3년간 지분변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지만 배당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할 때는 투자규모의 20%를 팔 수 있는 예외조항을 붙여 투자지분 회수의 길을 열어놨다.
지난해 5∼6월 굿모닝증권의 주식이 6천∼6천1백70원일 때 H&Q는 2백44만주를 증권거래소에 내다 팔았다. 또 11월에도 4백73만주를 주당 6천2백63원에 매도했다. H&Q의 지분은 99년초 23.88%에서 3년만에 15.96%로 줄어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H&Q와 롬바르드, 싱가포르투자청 등 3개사는 신한지주회사에 주당 7천2백원씩 모두 3천8백84억원에 15% 지분을 매각했다. 쌍용투자증권을 사들일 때의 주가와 비교해보면 무려 4백46%를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 매각은 신한증권과의 합병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굿모닝증권은 지난 4월 8일 금융감독위원회에 신한증권과의 합병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굿모닝의 신청내용에 따르면 합병의 형태는 흡수합병이며 합병의 목적은 "업계 선두권의 대형증권사로 도약을 시도하는 한편, 신한금융 지주회사그룹과의 연계네트워크를 통한 고객 및 주주의 이익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굿모닝증권은 6월 27일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거쳐 7월 31일 신한증권과 합병할 예정이다.
신한지주회사 편입 및 지분 매각과 관련, 굿모닝증권은 밀실협상을 진행했고 본계약 3일전에야 노조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김종옥 굿모닝증권 노조위원장은 "합병을 전제로 한 매각이기 때문에 인원조정이 필수적"이라며 "대주주만 이익을 챙기는" 합병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 85호] 4.29 ~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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