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인권운동은 한국의 현실에 바탕을 두어야 진보적이다. 인권의 보편성을 이야기하지만 한국에서의 인권 운동은 다른 나라와 차별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분단된 현실이다. 사회 전반을 억누르는 국가보안법의 존재이다. 민족과 사회 전체를 억누르는 분단과 국가보안법 덕택에 각종 미군, 인권, 노동, 주택, 교육, 육아, 언론 문제 등은 여전히 답보 상태를 걷고 있다. 당연히 진보적 인권운동은 분단과 국가보안법을 이겨내는 인권운동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동안 인권단체들은 국가보안법의 반인권성에 주목해왔다. 열심히는 해왔다. 하지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답보할 수밖에 없다. 우리 현실에 맞는 진보적 인권운동이라면 국가보안법의 반통일성에 주목해야 한다. 국가보안법의 반인권성에 주목한 인권단체들은 한때 국가보안법 제 7조의 반인권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원인은 7조 위반 적용자가 많다는 것이었다. 검찰이 제일 반대하는 것이었고, 구멍을 먼저 내자는 작전이었다. 이는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비현실적인 '진보적' 인권운동의 한계다.
진정 진보적 인권운동이라면 국가보안법의 반통일성에 주목해야 한다. 국가보안법의 체계와 화살은 분단유지를 위한 민중탄압에 있기 때문이다. 50년 동안 보안법 적용자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사법살인 되거나 고문 당해죽는 등 그 인권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 법 위반자의 피해사례에 사후 약방문하는 수동적인 인권운동이 아니라 분단 뒤 보안법 위반자들이 확신범으로서 무엇을 외쳐 왔는가에 주목하고, 그들과 같이 외치는 적극적인 인권운동이 필요하다. 즉 통일에 보탬이 되는 인권 운동이 진보적인 인권운동이다.
필자는 일제 시대에서 만약에 인권 운동을 전개했다면 우선 순위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우선 철저하게 민족 해방에 보탬이 되는 인권 운동이었어야 한다고 본다. 민족이 처한 현실에서 모든 민족이 무엇을 갈구하고 싸웠는가. 당시에도 분명 민족의 권리 찾기보다는 집단의 권리 운운하며 백화점식 권리 찾기를 했을지라.
지금 인권운동이 문을 두드려야 할 사안은 많다.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부족한 일손으로 일을 해내는 과학적인 세계관은 지금 이 시점에서 제2의 독립운동인 지금의 자주·민주·통일에 보탬이 되는 인권운동을 최우선 순위로 두어야 하리라. 인간의 권리와 함께 민족의 권리를 찾는 문제는 민족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인 동시에 군사적인 주권, 경제적인 주권을 찾는 모든 이의 밥그릇 문제이자 인권이기 때문이다. IMF의 결과는 진보적 인권운동을 제대로 하라는 반면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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