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어느덧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6.13 지방선거에 울산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많은 진보진영 후보들이 나설 예정이다.
먼저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과 합동으로 송철호 시장후보를 비롯해 이갑용(동), 이상범(북), 성보경(중), 김진석(남), 김종길(울주) 등 5명의 기초단체장 후보와 김석진·이영현·김종훈(동), 박병우·이성근·윤종오(북), 천병태·신성봉(중), 임종락·김만현(남), 하홍권(울주), 홍정련·이은주(비례) 등 13명의 광역시의원 후보, 장두철·이생환·황재윤·장세동·오진현·김수웅·서영택·전명환(동), 신정순·김재근·김대영·김종문·하인규·류인목·김진영(북), 김규정·김영구·이창명(중) 등 18명의 기초의원 후보를 내세운다. 사회당은 안승천 시장후보를 내세우고, 현진경 중구의원후보는 민주노총 후보지만 무소속으로 나선다.
후보들의 숫자도 많지만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들도 적지 않아 울산에서 진보진영의 선거결과는 벌써부터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 수십년 동안 현실 정치에서 최소한의 기반조차 마련하지 못해 온 한국의 진보진영에게 있어 현실 정치에 ‘진입’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소중한 의미를 갖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 진입한다는 당장의 목표만을 절대시하며 반드시 지켜가야 할 원칙들을 확고히 하지 못한다면 한국정치에서 진보정당의 가능성은 결국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고 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의 이른바 노무현 돌풍은 한국의 현실정치에서 진보진영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지 그 시금석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신자유주의 지지자이며 보수정당의 대통령 후보인 노무현씨가 갖는 한계는 명확하다. 우리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노무현 후보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해서 그가 단시간에 대통령 후보로 부상할 수 있었는가 하는 그 과정이다.
노무현의 부상이 권력 핵심의 음모에 의한 결과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노무현의 부상을 설명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수의 대중이 노무현을 지지하고 나서는 과정은 음모의 존재 여부를 떠나 그 나름대로 현실정치의 논리를 거부하며 지역주의에 맞서고 보수언론에 맞서왔던 독특한 태도가 마침내 호응을 받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진보진영이 한국의 현실정치에 진입하고 권력을 장악해 가는 과정은 노무현 돌풍에 비교될 수 없는 극적인 과정이 될 것이다. 가볍기 그지없는 노무현 돌풍과 달리 노동자 민중의 근본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진보진영의 태풍은 머지않아 한국정치를 뿌리부터 뒤흔들고 말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있다.
진보진영의 태풍은 현실정치에 어줍잖게 적응하는 방식으로 해서는 결코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보수정당과 명확히 다른 길, 노무현식의 사이비 진보와도 명확히 다른 길을 가야 한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지금의 한국정치에서 주요 의제로조차 다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 사회의 핵심을 관통하는 노동자 민중의 근본적인 요구들을 일관되게 제기하고 그를 위해 투쟁하는 길이어야 한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와 노동자의 권리 보장, 기간산업·공기업 사유화 중단과 공공성의 확장,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의 중단과 사회적 연대의 실현과 같은 노동자 민중의 핵심 요구들을 확고하게 제기하고 실천해 나갈 때에만, 진보진영은 대중의 근본적인 지지를 얻으며 한국정치를 휘감아 치는 태풍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현실정치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맞서 노동자·민중의 진보정치를 창조해 나가는 후보들의 약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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