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좌우지간]옥석을 가리자

진중권/<아웃사이더> 편집주간
이런, “2% 밖에 안 되는 극좌 꼴통들”이 일을 치고 말았다.

나중에 “이재오, 김문수처럼 될 놈들”이 모여서 만든 “한나라 2중대”, 민주노동당에서 마침내 서울시장 후보를 내고야 만 것이다. 민주당의 몇몇 광신도들이 “이회창을 당선시키려고 환장한 놈들”이라고 욕설을 퍼붓는 것을 보니, 뭔가 잘 될 것 같은 필(feel)이 팍 꽂힌다.

누가 나와도 마빡에 뼁끼로 ‘새천년 민주당’이라고 쓰면 일단 찍어주고 봐야 한다고 믿는 일부 저급한 민주당 꼴통들께서는 이문옥한테 관심들 끄셔.

어차피 “2% 밖에 못 얻을 후보인데 왜 그리 관심들을 보이며 호들갑을 떠는 건지. 하여튼 얘들 극성맞은 거, 알아줘야 한다. 이문옥의 사이비/사이버 보좌관을 자처한 이후 내 메일함은 바이러스 폭탄으로 지뢰밭이 됐다.

이해를 못 하겠다. 이문옥-김민석-이명박의 경쟁에서 김민석이 낙선하면, 그거야 김민석의 자질이 모자란 탓이지, 그게 왜 이문옥의 자질이 뛰어난 탓일까? 서울시장으로서 자질이 뛰어난 것도 민주당 허락을 받아야 하는가?

언젠가 “진보진영은 이번에 선거에 나올 생각일랑 아예 하지 말라”고 하던 강준만이 연상된다. 강준만이야 자기가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도 못했겠지만, 소수를 깔아뭉개는 이런 폭력적 발상법이 일부 민주당 꼴통들 사이에 하나의 경향으로 아직 무식하고 용감하게 살아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 타인의 공무담임권을 버젓이 부정하는 이 사람들. 도대체 머릿속이 어떻게 생겨먹었을까?

이명박에게는 면박을 주고, 이문옥(玉)과 김민석(石)을 놓고 “옥석을 가리자”고 했더니, 해괴한 답변이 나온다.

‘옥’은 변학도의 “옥반가효”요, ‘석’은 독재에 맞서는 “투쟁의 무기”란다. 뒤로 자빠지는 줄 알았다. 세상에, 민주당서 언제 돌 들고 투쟁했던가? 게다가 “투쟁의 무기”를 들고 싸우다가 장렬히 산화한 사람들을 기린답시고 빛고을 광주에 내려가 기껏 ‘옥반가효’에 여자 끼고 ‘금준미주’를 마시다가 들통난 게 누구더라?

말이 필요 없다. 서울시장은 노무현을 위해 뽑는 게 아니다. 서울시장은 이회창의 당선을 돕는 자리가 아니다. 서울시장은 1천만 서울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서울을 서울 시민에게로! 고로 서울시장은 이문옥. 이건 삼단논법만큼이나 자명한 진리. 근데 쟤들은 왜 이걸 모를까. 이렇게 쉬운 이치를…
[ 86호] 5.6 ~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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