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노동운동 1백주년 기념 노동절 집회 현장]‘비정규직 확산’ 도전 속 맞이하는 두번째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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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필리핀 마닐라 시내 월컴 로톤다 거리에서 진보노동자동맹 주최로 열린 메이데이 기념집회

윤재설 dllp21@kdlpnews.org
“노점상은 위협을 주지 않지만 내일 멘디올라에 시위대가 모이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말라카냥궁 앞에 서있는 전투경찰 대열 앞을 한가로이 지나가는 한 노점상의 사진. 4월 30일자 <마닐라 타임즈>지의 1면의 사진설명은 긴장된 분위기에서 노동절을 맞이하고 있는 필리핀의 오늘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노동운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이사벨로 델로스 레예스가 1902년 미국의 식민지 치하에서 최초로 노동조합을 결성한지 1백년. 이를 기념하기위해 총연맹급 노동조합 조직 9곳이 마닐라 곳곳에서 벌일 시위도 시위지만 지난해 노동절날 대통령집무실인 말라카냥궁 앞에서 발생한 친에스트라다 시위와 유혈사태의 재현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안정”이라는 노동절용 ‘선물’을 발표한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이날 메이데이 시위에서는 정부의 사기업화(민영화) 정책과 비정규직 확산 문제 등을 공격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드높았다.

이날 오후 1시 ‘진보노동자동맹(APL)’ 주최로 마닐라 시내 웰컴 로톤다 거리에서 열린 메이데이 기념 집회. 아크바얀 시민행동당 소속으로 1998년 정당명부제로 당선된 로레타 로잘레스 의원이 단상에 올라 아로요 정부의 노동정책, 미국과 필리핀의 발리카탄 합동군사훈련을 비난하는 연설을 펼치자 5천여 시위대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코카콜라 보틀링의 노동자들이 이날 “비정규직화 반대(No Casualization!)”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이날 시위에 참가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비정규직 문제는 필리핀에서도 커다란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었다.

진보노동자동맹의 다니엘 에드랄린 위원장은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노조로 조직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라며 “비정규직 확산 문제가 필리핀 노동운동이 맞이하는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결지인 멘디올라 광장에 모인 인원은 약 2만명. 99년전 첫번째 노동절 집회에 모인 5만 인파에는 못 미치는 인원이지만 노동자들과 사회주의 활동가들이 외치는 구호에서 두번째 세기를 맞이하는 필리핀 노동운동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노동자가 세상을 자유롭게 하리라!”
[ 86호] 5.6 ~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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