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농사만은 포기할 수 없다"

농민회, 시장기능에 내팽개쳐진 쌀대책 철회 촉구

지난 2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의장 김용호, 전북도연맹)은 지난달 18일 농림해양수산부에서 발표한 쌀산업종합대책의 철회와 대북 쌀300만석 이상 조기지원을 촉구하는 대표자대회를 열고 거듭되는 정부의 무(無)농업·쌀정책을 규탄했다.

김용호 전북도연맹 의장은 대회사에서 "작년에 북한에 쌀지원하겠다며 큰소리치던 정부가 수구보수세력의 '퍼주기식 대북정책'이라는 한마디에 '나몰라라'더니 대권으로만 전력질주한다"며 "있는 쌀 귀하게 쓸 줄 모르고 남는다고 무조건 쌀값내리려고 한다"고 규탄했다.

이렇게 반발하는 데에는 쌀산업종합대책의 골자가 쌀값을 시장기능에 맡기고 추곡수매제도 폐지를 전제로 한 공공비축제도 도입이라는 데에 있다.

요즘 80㎏들이 한가마 가격이 15만원 가량이지만 얼마전만 해도 14만원대로 떨어지는 등 쌀값하락추세가 강하다. 여기에 쌀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시장기능에 맡겨질 경우 쌀값이 더욱 떨어질 것은 뻔하다. 이렇게 쌀값이 내려가면 재배면적도 줄고 쌀생산도 줄게 되며 이런 식으로 2005년까지 현재 면적의 12%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현행 추곡수매제도가 해마다 추수기에 일정량의 쌀을 정부가 사들여 쌀값보장에 어느정도 보탬을 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공공비축제도가 도입되면 정부 재고량을 8백만석으로 했을 때 모자란 부분만을 수매가격이 아닌 시장가격으로 사겠다는 것이어서 농민들은 이번 대책을 쌀농사포기선언이라고 한다.

정부는 "쌀값하락으로 인한 소득감소분을 2ha(헥타르)당 5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온 논농업직불제를 단가를 인상하고 상한선을 5ha까지 올리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반발을 잠재우기는 어려워보인다.

전북도연맹 황영모 정책부장은 "지난 93년 WTO(세계무역기구) 우르과이라운드(UR)이후 추곡수매제도와 같은 가격에 직접 영향을 주는 국내농업보조액을 매년 720억원씩 줄이기로 합의한 내용을 빌미로 정부는 쌀값대책마련에서 발뺌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현실적인 숫자놀음에 불과한 소득감소분 지급같은 대책은 철회돼야 한다"며 "3백만석 조기지원을 촉구하는 것은 3백만석 이상의 남는 쌀을 북한에 지원하면 북한에는 식량지원혜택을, 남한에는 쌀값안정이라는 두가지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회에는 같은 날 광주에서 출발한 통일쌀 보내기 전국 차량선전(전국투어)에 참가하던 농민 20여명도 함께 해 전북지역에서 모금된 쌀 80㎏(킬로그램)들이 253가마를 더했다. 이번 전국투어에서 모아진 쌀은 약 160톤(ton)으로 오는 15일 인천에서 출항식을 갖고 북한 남포항에 보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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