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민중투쟁으로 복귀한 차베스

베네수엘라 노동자-민중은 예견되는 저항과 공세를 뚫고 볼리바르 혁명을 더욱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

원영수(노동자의 힘 회원)

마침내 예견된 바대로, 베네수엘라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반동적 군부와 자
본계급, 낡은 과두정체세력과 관료적 노동조합, 그리고 보수적 언론에 이르기
까지, 차베스에게 예기치 않게 권력을 빼앗긴 모든 세력이 한데 뭉쳐 합법적으
로 선출된 민중의 대통령을 강제로 유배-구금한 채 권력을 장악했다. 워싱턴
은 즉각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다. 드디어 법과 질서가 회복되었다고.
그러나 세계 4위의 산유국이면서도 국민의 80퍼센트가 빈곤선 아래서 허덕이
는 베네수엘라에서 이번 쿠데타는 명백히 반민중적인 것이었고, 그에 따라 베
네수엘라 전민중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마침 군부 내에서 분열이 일어났고, 쿠
데타 세력은 바로 이틀만에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수십만 민중의 환호 속에
차베스는 대통령직에 복귀하였다. 이로써, 미국 제국주의의 조종과 후원 아래
조직된 쿠데타는 강력한 민중의 저항으로 막을 내리고, 우고 차베스가 주도하
는 위로부터의 혁명과 그에 따른 계급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1998년 대선 승리와 2000년 개헌 및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진 차베스의 "볼리바
르 혁명"은 끊임없이 구지배 세력의 저항에 부딪혀야 했다. 차베스가 석유공사
의 부패한 경영진을 제거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진을 파견하자, 관료적 노동조
합은 저항의 깃발을 내걸었다. 4월9일 노동자총동맹(CTV)는 24시간 총파업을
선언했고, 자본가세력인 상공회의소가 총파업에 동참을 선언했다. 노동자와 자
본가가 단결하여 빈민의 대통령에 저항한 것이다.
4월14일 총파업이 시작되고, 이는 48시간 총파업, 무기한 총파업으로 발전(?)
했으며, 시위대는 예정에 없이 대통령궁으로 돌진했다. 이 시위대는 이에 맞
선 친차베스 시위대와 충돌하고, 총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차베스는 정치
적 궁지에 몰리게 되었고, 쿠데타세력에 의해 감금당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
서 기득권세력을 대변하는 방송은 정부에 대해 집요하게 저항하였고, 총파업
과 쿠데타를 엄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지도자들은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차베스
가 복귀한 이후에야 나타나, 쿠데타와 무관함을 주장하면서 차베스가 개혁정책
을 고집하는 한 내전은 불가피하다는 위협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미국노
총 AFL-CIO는 차베스정부에 의한 노동자 권리의 침해를 거론하면서, 노동자총
동맹에 대한 지지와 노동자의 국제연대를 주장하는 냉전시대의 악몽같은 코미
디를 연출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내전은 정치적 반동세력과 민중세력
간의 투쟁임과 동시에, 기득권세력에 빌붙은 관료적 노동자세력과 도시 비공식
부문 노동자세력 간의 투쟁이기도 했다.

이번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격변은 또 다른 의미에서 냉전종식 이후 새로운 국
제질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다. 부패한 부르주아 정치에 대한 대중
적 염증도 전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나 필리핀의
경우처럼, 민중세력의 합법적 집권도 가능하다. 그러나 어떤 민중정권도 기본
적으로 국내에서 반동세력에 의해, 국제적으로 제국주의세력에 의해 포위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제2, 제3의 쿠데타는 불가피하고, 따라서 계급
투쟁과 내전 역시 불가피하다. 그리고 신자유주의적 지구화로 집약되는 세계
자본주의질서의 심각한 파열 없이는, 오직 노동자-민중의 단결과 투쟁만이 아
주 작은 진보적 개혁과 민주주의나마 지켜낼 수 있다.

물론 우고 차베스 정권의 한계는 명백하다. 지나치게 개인적 카리스마에 의지
하는 그의 정치스타일, 광범한 대중적 기반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조직적 기반
등등. 그러나 실업률 하락, 교육확대, 유아사망률 감소 등 사회 전반의 개혁정
책을 통해 거둔 일정한 성과를 통해, 베네수엘라 노동자-민중은 앞으로 예견되
는 저항과 공세를 뚫고 볼리바르 혁명을 더욱 진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며, 이
에 대한 국제적 지지와 연대는 결정적 중요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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