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노동자의 힘 회원)
4월17∼19일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와 민주노동당은 합동총회를 열어 6.13 지방
선거에 나설 36명의 후보를 선출했다. 시장후보는 송철호 변호사가 19,965표
(46.7%)를 얻어 19,591표(45.8%)를 얻은 김창현 민주노동당울산시지부장을 근
소한 표차로 누르고 당선되었다. 동구청장과 북구청장 후보에는 각각 이갑용,
이상범 두 후보가 당선되었다.
송철호 변호사는 총투표가 임박할 때까지도 무소속 시민후보로 나설 뜻을 계
속 비추다가 총투표 직전에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다. 이렇게 된 사정은 현대중
공업 노동조합에서 송철호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총투표에 나선다면 이갑용 전
위원장을 시장 후보로 내세우겠다고 압박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송철호, 김창현, 이갑용의 3자 경선으로 총투표가 치러진다면 송철호 변호사
나 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장의 경우 결코 유리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
다. 그래서 막판 '조정'이 이루어졌는데, 송철호 변호사가 민주노동당에 가입
하고 이갑용 전위원장이 동구청장 후보로 나서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는 지방선거 방침에서 "민주노동당, 사회당, 노동자의
힘, 시민사회단체 등 지방선거에 후보를 출마시키고자하는 모든 민주진보세력
은 민주노총 조합원 총회를 '부분개방형 예비선거'로 인정하고 후보를 출마시
켜 그 결과에 승복한다"고 결정했지만, 실제 총투표는 '부분개방형 예비선
거'가 아니라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만'의 합동총회로 치러짐으로써 애초 노
동자 민중운동세력의 총의를 모아나가는 총투표로서의 의미가 퇴색되었다. 이
에 대해 "민주노총 조합원 중에는 기존 보수정당뿐만 아니라 진보적 정치 성향
(노동자의 힘, 사회당)을 가진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정치세력화
를 민주노동당이라는 획일적 공간 속에 가두어 민주노총 조합원은 민주노동당
이 아니면 안된다는 정치방침은 이번 총회를 기형적 경선으로 만들었는데 이
중 민주노총 조합원이면서 민주노동당 당원이 아닌 조합원은 무소속으로 입후
보하여 조합원을 제외한 당원 득표를 합산한다는 것인데 애초 당원이 아닌 후
보인 경우 처음부터 불공정한 출발을 하는 것"(현대자동차 민투위 신문 '노동
자의 길' 107호)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중간제목) 태광 정투위에 투표권을 주니마니 논란할 만큼 선거와 투쟁을 철저
히 분리시킨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지자체 선거 총투표가 끝났다. 국가권력
과 자본가계급이 노동자들이 지자체 선거에 후보로 나서는 것을 총파업을 결의
하는 것보다 더 두려워하던가?
이번 총투표에서는 또한 태광 정리해고저지투쟁위원회(정투위)에 투표권을 주
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뜨거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는 태광 노동조합이 민주노총을 탈퇴했기 때문에 투표권을 줄 수 없다는 것이
었고 태광 정투위는 민주노조를 빼앗긴 것도 억울한데 민주노총이 투표권까지
박탈할 수 있느냐는 입장이었다. 태광 정투위는 "민주노총이 우리가 얻어 터져
가며 싸울 때 해준 게 무언가? 민주노총이 필요할 땐 실컷 이용해먹다 이제 노
조가 망하니까 버린 것 아니냐? 민주노총 탈퇴 이후에도 계속 정투위 사무실
로 집회 참여 요청 공문이 팩스로 날라왔는데, 이건 도대체 뭐냐? 팩스 보여줘
야 되나?"(4월 8일 태광정투위 민주노총울산본부 항의방문기)며 거세게 항의했
고 결국 태광 정투위에도 투표권을 주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의 '행패'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컸다. "울산본부장의 행패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금속노조 최용규 울
산지부장은 울산본부 운영위였다. 한데 지방자치선거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하
루 앞둔 3월7일 갑자기 일방적으로 운영위 자격을 박탈당한 바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알칸사(구 현대알루미늄)가 금속노조를 탈퇴함으로써 금속울산지부
의 조합원이 2,000명이 안된다는 이유"라는 식의 '폭로'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
구기도 했다.
이번 총투표는 '화섬 3사·중소영세사업장·비정규직 투쟁 연대 및 투쟁지원
금 결의'가 함께 진행되지 못함으로써 우려했던 대로 '선거용 거수행위'를 넘
어서지 못하고 말았다. 그리고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만의 합동총회로 치러짐
으로써 민주노총 정치방침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지 못했다.
"자본가계급으로부터 심각한 공격을 당하고 있는 노동자계급이 대립 전선을 형
성해가고 있는 와중에, 부르주아 정치일정 참여 과정에서 나타나는 선거와 투
쟁의 분리현상은 자본가계급의 공세에 노동자계급이 무차별적으로 당하게 되
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울산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당장 현실로 드러나고 있
다. 국가권력과 자본가계급이 노동자들이 지자체 선거에 후보로 나서는 것을
총파업을 결의하는 것보다 더 두려워하던가?"(조돈희 울해협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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