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자진신고, 사실은 추방정책

"이주노동자 자진신고, 사실은 추방정책" 노동비자·사업장 이동·노동3권 보장 등 촉구 나서

집회·결사 자유쟁취, 단속추방 분쇄, 노동비자 쟁취를 위한 이주노동자들의 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3일 명동성당에서는 농성단과 평등노조 이주노동자 지부 주최로 국제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특히 이날 집회는 캐나다, 홍콩 등지의 한국공관에서 동시에 열렸으며, 6일과 7일에도 필리핀, 방글라데시, 호주 등지로 이어져 한국의 이주노동자 탄압을 국제적으로 알려나갔다.

한편 이번 농성과 집회는 정부가 월드컵 시작 전인 5월25일까지를 '불법체류자 자신신고 기간'으로 정해, 자진신고자 체벌 면제, 최장 1년의 출국준비기간 부여를 밝힌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 안정은 국장은 "법무부는 일정기간의 비자를 주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출입국 준비기간'이라서 결국 26만명에 이르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추방정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장에서는 자진신고를 악용하는 일도 꼬리를 물고 있다. 1백여명이 일하는 마석의 한 공장에서는 자진신고서 접수를 강요하면서 사업주가 제공토록 한 항공권을 강매해 월급에서 공제할 것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사례가 평등노조에 접수됐다. 또한 1년 뒤 처벌을 두려워한 사업자가 공장이름을 기입하지 못하게 하고 개별적 신고를 강요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성자들과 평등노조는 "고용주는 자진신고 뒤에는 출국전까지 사업장을 옮길 수 없다는 것을 악용해 임금지급, 산재보상 등을 고의로 미룰 여지가 있으며, 또한 사업장 이탈시 사용자에게 가중되는 벌금이 무서워 감시와 통제를 더욱 강화 할 것"이라며 불법체류 미등록 노동자에게 노동비자를 부여할 것과 사업장 이동의 자유, 완전한 노동3권 보장을 촉구했다.

한편 국제행동의 날 집회 뒤 명동성당 이준성 부주임 신부와 사목회 소속 신도 등 10여명의 방해로 천막을 치지 못한 꼬빌과 비두 씨 등 이주노동자 두 명은 발전노조 농성천막을 같이 쓰고 있으며, 8일 저녁 네팔 노동자들이 합류했다. 이어 9일에는 이주노동자 탄압 분쇄 및 노동비자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발족했으며 기자회견과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상근 lsk530@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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