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left 교육희망]김영진 군산 영광여고
지난 4월 20일 미래전략연구원 창립 1주년 포럼에서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가 전해준 1994년 한반도 전쟁 위기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그냥 듣고 넘기기엔 너무 섬뜩하다.
1994년 6월 16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과 면담을 통해 대타협을 이끌어냄으로써 한반도 전쟁을 기적적으로 멈추게 했다는 것이다. 카터가 백악관으로 전화를 걸었을 때 클린턴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열리고 있었고, 이 자리에서 전쟁 3단계 계획이 승인돼 행동에 들어가기 불과 몇 분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다.
그 몇 분을 백악관이 참지 못했다면 우리는 영문도 모르고 죽을 뻔한 것이다. 통곡할 일이다. 우리 죽고 사는 일이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결정에 달려 있다! 온몸이 굳어지고 하늘이 다 노래진다. 전쟁을 기적적으로 모면한 이 일을 당시에 알고 있었던 한국인이 몇이나 되었을까. F-15K가 이 지점에서 날고 있는 것이렷다.
그해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하자 미국은 외교적 노력이 모두 실패한 것으로 보고 영변 핵시설에 대한 공중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고, 북한은 영변에 대한 공격이 이뤄질 경우 휴전선 최전방 장거리 포병 화력과 스커드 미사일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는 상황이었다.
1994년 봄 미 국방부는 전면전을 전제로 한 영변 핵시설 공격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고, 그해 6월 15일 미 군부는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쟁에 돌입하면 개전 90일 이내에 한국군 49만 명, 미군 5만2천 명이 희생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한다.
색깔 장난이나 하고 남북 화해 정책에 딴죽을 걸면서 남북 긴장 상태를 만드는 일이 결국 제 무덤 파는 짓임을 이 사건은 말해 주고 있다. 군산복합체 국가 미국은 한반도의 긴장을 구실로 언제든 무기를 소비할 준비가 되어 있다. 2003년 한반도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 아주 진지한 표정을 하고서는 북한과 친하게 지내면 나라가 금방 망할 것처럼 말장난해대는 꼴을 보고 있으면 기가 차다 못해 서글퍼지기까지 한다. 좌파적 정권이 무슨 의미냐는 질문에 ‘친북적 정권을 뜻하는 말’이라는 대답을 맨정신으로 할 수 있는 전직 야당 총재가 대통령에 나설 판이다.
‘좌파적’이라는 말이 ‘친북적’이라는 말과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우리 겨레가 통일해야 한다고 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이 말은 좌파와 북한은 무조건 나쁘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내가 싫은 건 다 나쁘다는 신경질적 반응이다.)
그래, 북한과 친하게 지내지 않겠다고 하면서 통일을 말한다면 그 통일이 어떤 통일일까. 탱크 밀고 올라가 주석궁을 때려부수는 조선일보 조갑제식 무력 통일밖에 더 있을까. 무력 통일이 남북의 공멸을 의미함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친북이 싫고 햇볕이 싫은 사람이 대통령 되면 그에게 우리 절대로 통일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그 통일 요구가 나를, 우리를 죽음으로 몰아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 대통령 뽑아놓으면 우리 봄볕 내리는 날 구경하기 어렵게 된다. 구름 잔뜩 낀 하늘을 보며 그게 평화라고 말하는 세월을 또 살아내야 한다.
녹슨 철조망 앞에서 두 눈 퀭하게 뜬 남북의 젊은이들이 함께 녹슬어 가는 일 끝낼 수 없다. 가래침 뱉어가며 고물 비행기를 차세대 전투기라고 스스로 최면을 거는 일 멈출 수 없다.
친북이 싫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놓으면 이산 가족 상봉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남북이 서로 으르렁거리고 눈을 부라리면서 무슨 교류를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친북이 싫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이산 가족은 만나야 하고 통일은 꼭 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한 치의 관용과 나눔도 허용치 않는 극단 세력을 이제 우리도 ‘공화국의 수치’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다. 우리 목숨을 건사하기 위해서다.
김영진 군산 영광여고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