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장시간노동! 집배원 노동자의 노동실태를 고발한다!

하루 평균 14.2시간 근무, 시간외수당 거의 못받아 ― 전국조직 결성 전국순회투쟁 돌입


전국집배원노동자협의회(준),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지난 4월 24일 서울 철도노조 웨딩홀에서 ‘집배원노동자 노동실태 발표와 건강권 쟁취를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 주최측은 13개 우체국 295명의 집배원을 대상으로 근로조건 실태조사를 한 결과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14.2시간이며, 13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82.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또한 집배원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시간외수당은 거의 지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정사업본부의 상시위탁집배원 운영지침에 시간외 근무수당을 “1일 3시간을 원칙으로 하되 한달에 75시간 이상 주지 못하게” 돼 있어 실제 한 달간 시간외 근무가 120여 시간을 넘어가는데도 75시간 이상 분에 대해서는 시간외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정보통신부가 별정직, 상시위탁집배원, 대무, 재택, 시간제, 아르바이트 등의 이름으로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해 1만 4천여명의 집배원 노동자 중 47.9%인 6천 7백여명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하면서도 임금은 60%(8~9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쟁터 같은 노동현장 - 작년만 순직, 과로사 등 24명 산재 사망

집배원이 팔을 다쳐 깁스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쇼핑수레에 우편물을 싣고 평소보다 더 늦은 시간까지 배달을 해야 한다. 믿기 어렵지만 실제 사례다.
체신노동자들은 지난 98년 이후 4,700명이 감축돼 심각한 인력부족으로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배달을 하지 않고서는 매년 늘어나는 우편물들을 다 소화시킬 수 없는 실정이다.
집배원의 경우 평균 아침 6시 50분에 출근 밤 11시 30분 전후에 퇴근한다. 집이 먼 집배원들은 자정이 다 돼서 업무가 끝난 날은 그냥 우체국 휴게실에 잠을 청하기도 한다. 지난해 6월 과로로 쓰러졌던 광진우체국 임모씨의 경우 대학생 딸이 저녁마다 등기배달 업무를 도와줄 정도였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산재사고 - 소방공무원보다 더 많은 사상자 발생

정보통신부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순직자는 6명, 과로 등 일반사망자는 18명 등 2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경상자는 집배광역화와 임시직 대체 이후 계속 증가해 공무원연금에 의해 업무상 상해로 인정받은 사람만 지난해 508명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사망률보다 중경상자 비율이다. 96년도에 200명, 2000년 433명, 2001년 508명으로 중경상자 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행정연구원의 직무분석결과에 따르면 ‘건강이상을 느꼈다’고 답한 체신노동자가 53.8%에 달했으며, 집배원의 경우 66.6%나 됐다.

또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사고가 나서 다치면 법이 보장하는 산재처리를 받지 못하고, 병가를 내야 한다. 병가도 연·월차 휴가로 다시 대체해야 한다.
일을 하다 다치면 당연히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도록 되어있는 산재처리 제도에도 불구하고, 우체국은 그 비용을 집배원 노동자들에게 불법적으로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집배원들의 피를 말리는 이러한 부당한 노동착취의 이면에는 ‘경영평가’라는 노동통제 기제가 도사리고 있다.
경영평가는 각 우체국간에 경쟁을 붙여 점수를 매긴 다음, 그 순위에 따라 상금조로 돈을 차등 지원하는 제도이다. 각급 우체국은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따내기 위해 집배원이 다쳐도 이를 은폐하고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집노협(준), “장시간 노동 근절, 정규직화” 요구하며 전국순회투쟁 돌입

한편 서울·광주·대구·부산지역의 상시위탁집배원들을 중심으로 한 전국집배원노동자협의회(준)(집노협, 준비위원장 박석기)가 지난해 10월 결성되어 정규직·비정규직 집배원 공통의 요구인 장시간노동철폐,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활동 중이다.
집노협은 5월부터 전국순회투쟁에 들어갈 예정인데 △우편량 증가에 따른 적정 인력 확보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 근절 △근로기준법 준수 △상시집배원 정규직화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상시위탁집배원 노동자들은 지난해 3월 수차례의 요구에도 한국노총 체신노조가 규약을 무시하고 조합원 가입을 받아주지 않자 독자적인 노조를 결성하려고 했으나 복수노조금지조항에 걸려 신고필증을 교부받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5월 체신노조가 조합원 가입을 허용(?)해 별도노조 활동을 정리하고 노조로 전원 가입했으나 6월 단협에서 체신노조가 상시위탁집배원에 대해 12시간 이상의 초과근로를 인정하자 다시 노조를 탈퇴하고 집노협을 결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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