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조운동의 미래는 현장에 있다!

송태호 (울산지역 노동운동가)

지난 4월 2일 민주노총 총파업이 ‘파업대기’라는 유래 없는 사태를 겪으면서 철회되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현장 일선의 활동가들은 조합원들의 혼란과 비판을 온몸으로 받아내야만 했다.
이러한 현장 조합원들의 분노와 비판, 그리고 현장 활동가들의 고민과 별개로 민주노총은 4.8 중앙위원회, 4.24 및 5.6 대의원대회를 거치면서 비대위 구성 등 수습의 절차를 밟아 가고 있다.

98년 2월 정리해고 법제화에 대항한 비대위 총파업이 철회될 때도 그랬고, 98년 6월 총파업이 철회될 때도 그랬고, 이후 ‘2말3초’, ‘5말6초’식의 민주노총, 산별연맹이 중심이 되어 제기한 투쟁일정들이 생색내기식의 투쟁으로 끝나버릴 때도 항상 그랬다.
결국 조합원과 활동가들은 이러한 생색내기식 투쟁이 무산된 데 대한 혹독한 댓가를 치르지만 정작 책임의 주체인 민주노총 상층 지도부들은 책임에서 교묘히 빠져나가 자리를 보전해 왔다.

4.2 총파업 철회의 장본인이 비대위 위원장?

이번 4.2 총파업 철회 사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4.2 총파업은 발전노동자들의 30여일간에 걸친 강고한 투쟁에 기반을 두고,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저지라는 연대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중요한 고비였다.
그런데 4.23 임시비대위에서는 ‘4.2 노정합의 폐기’에 반대했던 금속연맹 백순환 위원장을 비대위 위원장으로 하는 안을 24일 대의원대회에 제출하였다. 이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지만 이러한 일들이 민주노총에서 자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4.2 총파업 철회는 순간의 실수가 아니다!

60만 조합원을 대표하고 투쟁의 중심에 서야 하는 민주노총!
하지만 민주노총은 그동안 수많은 투쟁에서 시작은 요란하지만 결코 자본가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조직적인 투쟁을 전개하지 못했다.
이것은 단순히 투쟁지도부인 민주노총, 산별연맹 상층 지도부의 계속되는 실수인가?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조직의 한계로서 반성하고 넘어가면 그만일 수 있는 일인가?
물론 자신의 행동을 자기비판하고 반성하는 자에게 누가 감히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반성과 진심어린 자기비판이란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책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직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의 민주노총의 역사는 결코 이러한 진심어린 자기비판이 없었다. 98년 2월 에도,98년 6월에도 솔직하게 책임을 지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그 상황을 모면하면 그것으로 끝이었고, 당사자들은 이후 당당하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것이 2002년 4.2 총파업 철회로 나타났고, 지금도 수습이라는 명분으로 몇몇 상층간부들에 의해 농락당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치욕의 역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자들, 결코 조합원이 용납하지 않는다!

지금도 발전 노동자들은 사측의 민주노총 탈퇴, 징계, 가압류라는 압박 속에서 투쟁하고 있다. 어디 그 곳 뿐인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곳곳에서 투쟁에 나서고 있다.
발전, 가스, 철도노조의 민영화저지투쟁은 그중의 하나였으며, 민주노총의 총파업투쟁 결의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노동자의 처지를 돌파하기 위한 60만 조합원, 1천3백만 노동자의 결의였다. 그리고 힘찬 투쟁과 승리에 대한 자신도 있었다.
그런데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러한 조합원의 결의, 노동자계급의 염원을 무참히 박살냈다.
그 이유는 단지 하나, 그들 자신의 판단에 따른 투쟁동력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파업투쟁을 결의했던 조합원 동지들 어느 누구에게든 물어보라! 투쟁동력이 없었는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조합원들에게 책임을 떠 넘기는 뻔뻔스런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한 술 더 뜬다. 월드컵 전 5월 총파업투쟁을 조직하기 위해 단병호 위원장을 포함한 총사퇴는 지도부 공백을 가져와서 안되고, 비대위를 통해 당면 투쟁을 조직하자고. 그러나 비대위 구성만 있지 누가, 어떻게 투쟁을 조직할 것인가는 빠져 있다. 이것이 현재 민주노총 상층 지도부가 갖고 있는 본질이다.

이처럼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자들은 반드시 또다시 그러한 잘못을 되풀이한다. 이것이 역사의 철칙이다. 따라서 지금은 비록 중앙위, 대의원대회의 숫자놀음에 밀려 진실이 밝혀지고 있지 않지만 결코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언젠가는 현장 조합원의 힘으로 당당하게 진실을 밝혀내고 심판할 수 있는 그날을 기약하며 현장에서부터 미래를 찾아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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