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노동운동, 20여년만의 총동맹파업 투쟁

극우파 유령이 떠다니고 있는 것이 반세계화 경향의 우익적 현상이라면, 반세계화 사회운동의 성장과 비제도적 좌파정당들의 약진은 반세계화 운동의 좌파적 현상이다

정병기(노동자의 힘 회원)

4월16일 이탈리아 노동자들은 1980년대의 수세기를 딛고 1990년대 부화의 고통
을 거쳐 20여년만에 처음으로 동맹총파업을 성공시켰다. 8시간 계속된 이날 총
파업으로 공장과 은행, 학교, 우체국 등이 문을 닫았고 교통도 사실상 중단되
었으며, 로마를 비롯한 밀라노, 토리노, 피렌체 등 주요 도시에서 수십만명의
시위가 잇따랐다.
이 날 이탈리아 3대 노조의 동맹총파업은 중도-우파 정부에 대한 오랜 투쟁의
성과가 가시화 된 결과였다. 지난해 5월 중도-좌파 연립이 재집권에 실패하고
등장한 중도-우파 정권은 네오파시스트와 북부의 연방주의적 분리주의자 및 베
를루스쿠니의 재벌명사정당이 결합한 참으로 이색적인 연정이다. 지지층의 성
향으로 보아 정당 스펙트럼상 '중도-우파'에 해당한다고 하나, 실제 정책적 성
격은 극우를 동반한 우파라 할 수 있다. 네오파시스트의 중앙집권적 성향과 연
방주의적 분리를 주장하는 북부동맹당의 불가능한 결합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
은 베를루스코니를 중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에 대한 동의와 강력한 좌
파에 대한 견제 심리 때문이었다.
이 중도-우파 정권의 첫 번째 시도가 남부발전정책을 포함한 사회보장의 축소
와 민영화정책이었다. 그 구체적인 정책적 공세가 부당해고시 적절한 보상과
즉각적인 복직을 규정한 노동법 18조를 폐지하려는 시도이다. 그에 따라 총파
업의 목표는 18조 폐지에 대한 반대, 남부발전과 고용보장 쟁취 그리고 사회보
장 축소에 집중되었다.
베를루스코니는 선거법개정과 '제1공화국'의 붕괴라는 지각변동의 틈바구니를
타고 1994년 현재와 동일한 연정구성으로 집권했을 당시에도 연금법 개정 등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강행하려 했다. 그러나 100만 명을 동원한 노조와 노동자
들의 시위에 직면해 연정이 분열하고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다시 실각해야만
했다. 4월16일 총파업의 규모만 하여도 100만 명을 헤아렸으며 3월23일 시위에
는 300만 명이 모였음을 볼 때, 이번 반정부 시위의 규모와 강도는 1994년 당
시보다 훨씬 크고 강력한 것이다. 베를루스코니 정부의 위기는 풍전등화와 다
를 바 없게 된 것이다.

한편 최근 프랑스 대선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유럽에서 극우파의 유령이 돌아
다니고 있음은 일견 베를루스코니 정부의 뒷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극우파
의 강화 현상이 반세계화 경향의 우익적 현상이라면, 반세계화 사회운동단체
의 성장과 비제도적 좌파정당들의 약진은 반세계화 운동의 좌파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강력한 조직률에 힘입어 반세계화 운동이 노
동자들 내에 광범위하게 확대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탈리아 노조운동의 분열상이 아직 완전히 극복되지는 못하
였다. 처음 4월9일로 예정되었던 총파업은 기독계열 정파노조와 사민/공화계
정파노조의 불참과 공산/사회계 노조의 독자적 강행이라는 갖은 우여곡절 끝
에 일주일 연기된 후에야 가능했던 것이다. 정부의 직접적인 공세에 부딪혀
이 세 노조들은 다시 단결했으나 분열의 가능성은 아직 잠재되어 있다. 1950년
대 이래 재통합은 이탈리아 노조운동이 추구해온 수십년래의 과제이다. 극우
를 포함한 우익적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침탈에 직면한 지금의 상황은 이들이
다시 통합하고 정치적으로 거듭나는 호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역사는 위기시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극우파의 준동이 강화되는 만큼
좌파적 반세계화 운동과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저변도 확대되어 갈 것이 분명하
다. 그러나 제도적 좌파들의 우경화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극우파의 준
동과 신자유주적 세계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은 제도권의 기성좌파정당들 중
심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으로 거듭날 비제도적 좌파들을 중심으로 한 좌파진영
의 단결에서 찾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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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 노동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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