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소희(노동자의 힘 회원)
발전노조는 복귀 후 현장에서 놀랄만한 탄압을 받고 있다. 구속 7명, 수배 18
명, 해임 348명, 고소 894명, 대체인력의 간식비까지 포함한 425억 7천2백만원
의 손해배상 청구, 4037명의 조합원에 대해서 210억 4천5백만원의 가압류 확
정 등등. 이 외에도 사측에 의해 교육과 감사, 서약서 강요, 서약서 작성 거부
사유서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현장탄압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파업의 승패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과
정이다. 현재의 현장탄압에 대한 책임은 사측과 정부에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해
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지도부의 책임인 양 인식하거
나, 파업 패배의 결과로만 받아들일 경우, 사측과 정부에게 결과적으로 면죄부
를 주게 되고, 반대로 노조 내부적으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시켜 조직력의 약
화만 초래할 뿐이다.
탄압의 본질을 직시하자!
현장에 복귀한 다음날인 4월7일 사측은 [파업종결에 따른 경영정상화 추진 기
본계획]을, 산업자원부는 [발전노조 파업종식 및 향후 대책]이라는 문건을 제
출했다. '발전산업 안정 및 민영화를 위협하지 않는 노사관계 구축'을 목표
로 '발전산업노조를 회사별 노조로 유도'하고, '강성노조를 노사화합형 노조
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이를 실행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수단들을 쓰고 있다. 첫째, 핵심간부
와 조합원들을 분리시키는 수단들이다. 핵심간부 구속, 해임과 고소고발 등으
로 간부들을 먼저 위축시키고, 해고자들의 현장출입을 막거나 심지어는 노조사
무실 출입까지 막으려고 '출입금지가처분신청'을 내기도 했다. 두 번째로는 조
합원들이 노동조합에서 이탈되어 개별로 흩어지게 하는 수단들이다. 서약서 강
요, 개별 감사를 통한 위협, 노조활동 못하게 하려고 등급을 매기는 살생부,
조합원 전체에 대한 가압류 등을 통해 조합원들이 투쟁에 대해 회의하게 하
고, 단결을 못하게 만들려고 한다. 세 번째는 이데올로기 공세를 강화한다.
즉 '파업해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산별노조를 기업별노조로 전환해야 한
다', '노사화합만이 살길이다', '개인의 이익에 집중하면 승진시켜준다'는 등
의 이데올로기를 사측 교육과 개별 감사 등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계속 주입하
고 있다. 4월2일 지부장들의 성명서에서 보여주듯이 사측의 의도를 관철하고
자 하는 것은 사측만이 아니라 파업파괴자를 위시로 한 세력이 오히려 사측의
앞잡이 역할을 자처해서 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탄압사례들은 모두 노조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매각을 앞두고 있는 지금, 현장에서의 힘을 사측이 확실히 쥐
어야만 향후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통한 매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현장
탄압의 본질은 불법파업이었기 때문에 응당 치러야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의 생존권을 억압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노조의 무력화를 통한 개별노동자에
대한 통제와 감시강화에 있을 뿐이다. 이미 사측은 38일간의 투쟁의 의의를 너
무나도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발전노동자가 단결했던 38일간 사측과 정부는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던지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또한 이것이 발전노동자들
만의 투쟁이 아니라 연대투쟁으로 확산되었을 때,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얼마
나 큰 누를 끼치는 지를 자본은 뼈 속 깊이 각인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38
일간의 투쟁을 모두 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것이며, 현장탄압을 통
한 노조무력화에 대해 저들은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38파업동지회(가칭)구성으로 현장탄압 분쇄하자!
38일간 총파업을 통해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 '흩어지면 죽
고, 뭉치면 산다'라는 불변의 진리였다.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는 것은 똘똘 뭉
쳐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부에서는 각 부서별 차이, 간부와 조합원
의 차이들을 극복하고 하나의 모습으로 행동해야 하며, 산별노조 차원에서는
지부와 지부의 간극을 메우고 산별 전체의 집단적인 대응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지부별로의 투쟁은 조직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조직이 살아있다
는 것을 사측이 느끼게 하는 것이 현재의 탄압을 분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실제 집단대응을 하면서 복귀한 지부와 그렇지 못한 지부의 차이는 확
실했다. 그리고 이후에도 중식집회나 노조의 교육 등에 조합원이 얼마나 참여
했는가를 통해 사측의 태도는 확연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각 지부에서는 지
부의 상집과 해복투가 사측과의 정면돌파를 회피해서는 안된다. 간부들의 투쟁
회피는 조합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이며, 이는 바로 조직력을 약화시키
는 첨병이 될 뿐이다. 투쟁을 하지 않으면 선처될 수 있다는 논리는 사측의 기
만일 뿐이다. 혹여 투쟁을 회피함으로써 선처된다하더라도, 그 조건으로 사측
은 반드시 조합원의 생존권을 팔아 넘기라는 양해각서를 요구하리라는 것은 이
미 수많은 사업장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부에서는 위에서 제시한 유형별 탄압양상에 대한 대응을 치밀하게 세워내야
한다. 간부 및 해고자들은 출근투쟁이나 현장순회방문 등 선도적인 투쟁을 통
해 조합원들의 정서를 직접 파악하고, 투쟁할 의지가 있음을 실천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징계와 부당노동행위들에 대해 법률적 대응과 더불
어 조합원들의 투쟁의 힘으로 돌파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중식집회나
현장탄압 분쇄에 대한 서명운동을 진행해서 힘을 보여주고, 대시민 선전전을
통해 사측의 만행을 알려내면서 조합원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을 계획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별 투쟁을 조직하는 것이 사측과 정부를 압박해내는 매우 유력한
방안이 된다. 4월2일 총파업의 불발은 연대투쟁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역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즉 지역에서 투쟁하는 단위들과 공동투쟁을 지역의 쟁점으
로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사측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다.
문제는 그러한 실천을 조직하기 위한 조직정비에 있다. 조직정비는 파업파괴자
를 정리해내고 그 자리를 파업시기에 열심히 참가했던 현장 활동가들을 결합시
키고 지부별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해복투의 실천을 활성화시키고, 지도
부의 현장순회를 강화하여 조합원들과 직접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
들어야 한다.
지부의 조직정비는 조합원들과 호흡할 수 있는 노조체계를 정비하는 것으로부
터 시작해야 한다. 그것은 파업이전에 존재했던 분임조를 부활시키는 것이다.
전제할 것은 분임조 활동을 활성화하기 이전에 파업파괴자를 먼저 정리해야 하
고, 복귀자에 대해서는 소명의 기회를 주고 선별처리 해야 하며, 파업파괴자
를 즉시 징계해야 한다. 반성한 복귀자까지는 38파업동지회로 구성하여 다음
과 같이 입장을 천명하고 새롭게 재투쟁을 조직해 들어가야 한다. 첫째, 5대요
구안과 현장탄압분쇄를 위해 투쟁할 것을 승인한다. 둘째, 38일간 투쟁을 같
이 했던 동지를 신뢰한다. 셋째, 모든 탄압에 대해 집단적으로 대응한다. 이
런 입장과 결의를 조직하는 것이다. 이러한 파업동지회는 이전의 분임조의 형
태를 띠는 것이며, 이를 활성화시켜야 현장동력을 복원할 수 있다. 또 하나 파
업 이전에 존재했던 분임조는 '조'라는 형식만 갖췄을 뿐 분임조 활동 내역은
미약했다. 이제는 분임조의 활동내용을 만들어서 분임조 활동을 전면화시킴으
로써 조합원들의 주체적인 활동을 확장해야 하며, 노동조합과 일상적인 소통구
조로서의 조장회의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현재의 탄압을 분쇄하는 것은 발전노동자들의 목숨을 담
보로 하고 있는 투쟁이며, 여기서 밀리면 모두 죽는 것이다. 현장동력을 복원
하고 이것이 전체 산별의 투쟁력으로 모여지는 것이 바로 생존권을 사수하는
것이며, 노동자의 힘으로 현장을 움직여 낼 수 있는 방법이다. 기억하자! 치욕
과 굴종의 역사로 회귀하느냐, 일보 전진할 것인가는 동지들의 선택으로 달라
진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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