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열전-백현종 경기도 구리시장 후보]"이번에 확 뒤집어 놓을 겁니다"

이지안 mulu@kdlpnews.org
92년 백기완 민중후보 0.7%, 97년 권영길 국민승리21후보 0.9%. 진보세력이 단 한번도 지지율 1%를 넘기지 못했던 구리에서 “진보정치의 깃발을 꽂기 위해 시장후보 출마를 결심했다”는 백현종(38·사진) 구리시지구당 위원장.

그와 구리시의 인연은 지난 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이 고향인 백 위원장은 항공대 총학생회장 임기를 마치던 그 해, 카톨릭노동사목 구리노동상담소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에 군말 없이 보따리를 싸들고 구리로 향했다.

생판 처음 와보는 도시, 아는 사람이라고는 총학생회 활동을 함께 했던 김재기 현 중앙위원(구리시지구당 운영위원)이 전부였던 곳에서 운동의 터전을 잡은 백 위원장은 “젊음을 헌납하며” 상담소를 꾸려나갔다. 50여개에 이르는 노조의 교육부터 소소한 서류작성까지 그의 손을 안 거쳐간 것이 없을 정도였다고.

그렇게 지역운동을 한 지가 벌써 14년째. 전민련 경기북부연합 사무국장, 원진레이온 노조 상근간사, 경기동북부 민주시민운동실천협의회 사무국장, 국민승리21 구리남양주 지부 대표가 모두 그가 거쳐온 자리. 7년은 사무실에서, 8년은 자취 집에서, 그때나 지금이나 독신인 채로 가족과도 동떨어져 보낸 세월들이다.

“처음에는 무척 외로웠어요. 텃새도 심했구요. 외지에서 들어왔으니까 그러겠거니, 하면서 오기로 버텨냈죠. 중간엔 힘들어서 몇 달 도망쳤던 기억도 납니다. 그러다가 다시 잡혀오곤 했죠(웃음).”

그는 그런 사람이다. “싸움을 벌려 놓으면 끝을 봐야 했다.” 그리고 절대로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다. 최근에도 최촌마을 철거민 문제를 비롯한 구리시 특고압선철탑 문제, 도농동 가스정압장 문제 등 구리시의 굵직한 현안에 대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기어코 끝장을 봤다.

앞으로의 전망을 묻는 질문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여기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억울해서라도 여기서 뭐 하나 꼭 만들어야 한다”고 대답한다. 14년 동안이나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니 이런 대답은 어쩌면 당연하다.

당원 가입도 “아무나 안 받는다”는 철칙이 있다. 민원싸움을 하면서 만났던 지역주민들은 대부분 끝까지 행보를 함께 한다는 경험이 있기에 “이 싸움이 끝난 다음에 꼭 하고 싶은 사람들만 당원해라” 뭐, 이런 식이다. 학원강사로 버는 수입은 버는 족족 지구당 운영비로 들어간다. 그에게 민주노동당이란 곧 생활의 전부인 셈이다.

그래서일까. 백 위원장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는 지역주민들이 꽤 많다. 얼마 전 열린 후원의 밤에서는 1백50명이 모여 9백만원의 선거자금을 마련해줬고, 환경미화노조원들은 선거에 보태쓰라며 구리시지구당에 3백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의 바람을 잘 알고 있는 백 위원장은 이렇게 각오를 다진다. “당 깃발 꽂고, 진보정치의 새바람을 일으켜 구리시를 확 뒤집어 놓을 겁니다.” 조용한 혁명은 벌써 진행중이다.
[ 86호] 5.6 ~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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