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호/동향] 심해에 빠져 있는 아르헨티나

과거 아르헨티나 지도자들에게 자문을 해주었던 저명한 사회학자 토르꾸아토 디 텔라는 "우리는 금융 제도와 시장에의 국가 개입을 포함하여 우리가 소유한 자원을 동원하기 위한 해결책을 IMF의 도움 없이 찾아야만 한다. 또한 아르헨티나는 FTAA와 같은 미국 주도의 무

심해에 빠져 있는 아르헨티나

[세계화연구센터(http:// globalresearch.ca)], 2002/05/06, 로저 버르바크

아르헨티나는 전례없는 격변의 한가운데에 있다. 집권 4개월 만에 에드아르도 두알데 대통령은 지난주 내각 개편을 단행했고 새로운 경제장관을 임명했으며 워싱턴과 IMF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또 한 번의 긴축 정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실상 새로운 경제조치가 이행된다거나, IMF가 아르헨티나의 소멸해가는 경제를 소생시키는데 필요한 재정을 이 나라에 제공할 것이라고는 어느 누구도 생각지 않는다. 정치분석가이자 야당 국회자문위원인 만리께 살바르레이에 따르면, 이 나라는 파산했고, 정부는 IMF의 요구를 따를 수 없을 것이며, 두알데가 내각 개편을 몇 번을 하던 간에 오랜 기간 동안 정권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어느 순간에 새로운 선거에 대한 요구가 나올 수 있고 이는 더 큰 불확실성과 불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출구도 없어 보이는 심해 속에 빠져있다.

모든 사회 부문이 참여하는 많은 시위들이 3천 6백만 인구의 이 나라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초 이래로 큰 시위가 하루에 평균 19번 일어났다. 이번 주에는 가장 규모가 큰 농업연맹이 시위를 하고 있는데 지주들은 트랙터와 농기구를 가지고 길을 막고 있다. 피케떼로스(piqueteros-옮긴이)라 불리는 실업노동자들은 일자리와 굶주린 가족을 위해 식량 생산을 할 지역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땅을 요구하며 전국의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그리고 산후안 지역에서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지역정부 사무실을 점거하고 수개월 동안 체불된 봉급을 요구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대통령과 그의 내각과 더불어 국회와 대법원을 포함한 정부의 전면 교체를 요구하는 인민의회가 모든 주요 바리오(barrio, 아르헨티나 빈민촌-옮긴이)에서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주로 중산층으로 구성된 시위대들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동결된 예금의 지불을 요구하며 굳게 닫힌 은행 창문과 벽을 세게 두드리고 있다.

"우리는 좌절된 나라다"라고 인민의회에 참여하는 사회 심리학자인 리디아 패르띠에리아는 말한다. 거지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한때 부에노스아이레스 중심가의 우아한 상업지구였던 곳의 모든 길목에는 파산한 상점의 부서진 유리가 흩어져 있다. 아이와 노인들의 무리가 맥도널드와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점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이들은) 햄버거를 사려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통 안에 버려진 음식물 찌꺼기를 얻으려는 것이다. 공식 통계는 한때 라틴 아메리카에서 일인당 소득이 가장 높았던 시절을 누린 이 나라에서 현재 아르헨티나인의 49%가 빈곤선 이하에 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이제 브라질, 칠레, 페루와 같은 국가들에 이어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치 지도층과 더불어 주요 금융 및 국제 경제 기구들이 아르헨티나의 참상에 대한 책임이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은행노동자연맹은 은행 벽을 "외국은행들과 IMF의 더 심한 강탈을 향해 가느냐?"라고 적힌 스티커로 도배했다. 경제학자이자 부에노스아리레스에 있는 대학 학장인 호세 루이스 꼬라지오는 분노에 차 다음과 같이 말한다 : IMF 정책을 지배하는 워싱턴 지도자들은 이 경제 재앙에 책임이 있다. 아르헨티나는 전략상 중요하지도 않고, 주요 석유 보유국도 아니고, 불법 마약도 없고, 미국에 이민자를 대대적으로 보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우리의 정치 계급은 워싱턴의 신자유주의 경제 처방을 이행하므로써 1990년대에 이 나라를 파산시켰다. 이제 그들은 우리의 국민경제로부터 남겨진 조그만 조각들을 해외 채권자들에게 넘겨주고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공공지출을 한층 더 삭감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위기와 격변의 시기에 예상되듯이 야당은 노동자당과 같은 좌파 조직으로부터 '평등공화국을 위한 대안(Alternatives for a Republic of Equality, ARI)과 같은 집단에서, 후자에는 두 지배정당인 급진당과 정의당으로부터 탈당한 많은 사람들이 포함된 여러 사회 정치 조직들로 분열되었다. 참여민주주의의 급상승을 반영하는 인민의회는 그들의 서로 다른 활동들을 통합해내고 통일된 전국적 정책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전투적인 피케떼로스조차 세 개의 주요한 그룹으로 분리되어 있다. 현재의 정치 지도층에 대한 대안이 될만한 광범위한 존경을 받는 어떠한 인물도 야당에 없다.

야당의 가장 카리스마적 인물인 ARI의 엘리사 까리오는 이 나라가 모든 것을 엎어버리는 허리케인의 한가운데 있다고 단언했다. "우리는 아르헨티나의 전통적인 정치 정체성의 최후의 붕괴, 낡은 경제질서의 최종적 파멸, 그리고 전례없는 제도적 위기에 직면해있다". 그녀는 정의와 진실, 사회적 포용, 평등과 법치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계약"을 수립하기 위한 입법 의회 선거를 계획하고, 정치 지도자 전원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 과정은 "혼란"스럽지만 필요한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까리오가 구체적인 경제정책에 대해서 그다지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많은 그룹과 조직들 사이에서 아르헨티나는 기초부터 근본적으로 다른 유형의 경제 시스템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신념이 점점 확신되고 있다. 반정부운동에서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노조인 [아르헨티나노동자연맹]은 경제를 부활시키기 위해 "충격의 재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6만 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빈곤반대국민전선(the National Front Against Poverty)이 시작한 것으로, 이와 같은 경제적 접근은 IMF가 요구하는 공공 프로그램 및 공공 고용의 삭감이 아닌, 이 나라의 빈민과 실업자의 손에 재정을 쥐어주는 것이 경제를 회생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노동자 연맹의 수석 경제학자인 끌리우리오 조자로는 "완전히 다른 접근 없이 우리는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충격재분배는 모든 가족에게 일자리와 최소한의 생계비를 제공하는 것이며, 조세제도를 더욱 평등하게 만들고 국제경제와 우리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표명했다.

새로운 풀뿌리 경제는 필요로부터 생겨나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인구의 10분의 1인 3백 50만 아르헨티나인은 현재 노도스(nodos)라 불리는 물물교환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말까지 그 참가자수는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떤 인민의회는 지방 기업들의 유질처분을 금지하는 한편 지방병원과 의료기관에 세금을 반환하는 증서를 내주고 있다. 한때 문을 닫았던 직물과 요업 공장들을 노동자들이 다시 문을 열었고 지금 전 생산력을 가동시키고 있다.

과거 아르헨티나 지도자들에게 자문을 해주었던 저명한 사회학자 토르꾸아토 디 텔라는 "우리는 금융 제도와 시장에의 국가 개입을 포함하여 우리가 소유한 자원을 동원하기 위한 해결책을 IMF의 도움 없이 찾아야만 한다. 또한 아르헨티나는 FTAA와 같은 미국 주도의 무역 계획을 거부하는 한편 브라질을 포함한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 공동시장-옮긴이)와 같은 지역적 무역 블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길은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며 처음에는 폭력이 증대하고 생활 수준이 낮아지겠지만 이것이 심해로부터 아르헨티나를 끌어내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디 텔라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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