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해고자들, 13일부터 상경투쟁

“복직투쟁 돌파구 연다” ― 본사·흥국생명·사장집 등 집중 타격

상경투쟁 출발에 앞서 태광 정문 도로 건너편에서 집회를 열고 투쟁의 결의를 다지는 태광 정투위 해고자들.


태광산업·대한화섬 정리해고 저지 투쟁위원회(정투위, 의장 김형옥) 소속 해고자 30여명이 13일 오전 상경투쟁에 나섰다.
상경투쟁 기간은 일주일간으로 잡고 있다.

5·6월 집중투쟁 시작

이번 상경투쟁은 지난 4월 21일 정투위 총회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월드컵과 지자체 국면을 적극 활용해 집중적인 투쟁을 전개함으로써 6월 이전 복직을 쟁취해낸다는 결의에 따라 시작된 것이다.
태광 해고자들은 이번 상경투쟁에서 우선 서울 장충동 본사와 핵심계열사인 종로 흥국생명 빌딩, 이호진 사장 자택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항의시위를 벌이며 정리해고 철회와 원직복직을 촉구할 계획이다.
그리고 서울 시내 주요 지역에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자행된 태광자본의 부당한 정리해고와 징계해고, 희망퇴직 강요를 비롯 민주노조 말살까지의 전과정을 대중적으로 철저히 폭로해 태광산업(사장 이호진)의 악랄함과 비열함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도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본사, 흥국생명 집중 타격

태광 해고자들은 서울 도착에 앞서 구미지역 민주화섬연맹 소속 동종업종 사업장인 대하합섬노조와 코오롱노조를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연대방안을 논의한다.
서울 도착 첫날에는 우선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전해투, 의장 이철의)를 방문해 이곳을 거점으로 정리해고와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는 일진 해고자들과 간담회를 갖게 된다.
그리고 숙소로 정해진 동대문 서울의류제조업노동조합(서의노, 위원장 김정호) 사무실로 이동해 서의노 조합원, 상경투쟁동안 연대할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하루 일정을 마감한다.
이튿날부터 이틀 동안은 주로 장충동 본사와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항의투쟁과 대시민 선전전을 전개한다.
민주노총과 민주화섬연맹, 전해투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집중집회도 여러 차례 가질 예정이다.
저녁에는 최근 300명의 연내 복직을 쟁취한 후에도 전원 복직을 위해 천막농성을 지속하고 있는 대우자동차 정리해고자들, 300여일을 넘기며 완강하게 고용승계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시그네틱스 노동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갖는다.

“이호진 사장, 복직 수용하라!”

상경투쟁 3일차 오후부터는 장소를 여의도로 옮겨 태광 정리해고 사태를 합작한 노동부와 국회, 전경련, 경총, 그리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사에 대한 항의투쟁을 전개한다.
태광 해고자들은 각 기관 대표자와의 면담을 요구하고 태광자본의 부당해고 철회와 부당노동행위 근절, 해고자 복직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로 했다.
상경투쟁 후반부에는 태광산업 이호진 사장 자택 앞으로 가서 항의투쟁을 갖는다.
대량 정리·징계해고 강행, 용역경비들의 무자비한 해고자 폭행, 민주노조 말살 등의 과정이 이호진 사장의 적극적인 지시·감독 하에 진행됐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태광, 이미 상경투쟁 탄압 돌입

해고자들의 상경투쟁 소식을 알아낸 태광자본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울산공장 핵심 관리자 서너명이 서울 본사로 올라가 상경투쟁에 대한 탄압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또 사측은 장충동 본사와 흥국생명 주위에서 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집회신고를 먼저 내놓았다.

태광, 대량감원 3개월만에 호황 ― 인원 부족해 기계 못돌려

태광산업은 정리해고를 단행할 당시에도 부채비율이 32.8%에 불과한 초우량 기업이었다. 태광자본은 정리해고를 단행한 이유로 화섬산업의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며 따라서 적어도 향후 3년간은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런데 조합원 1천여명과 사내하청 노동자 5백여명을 잘라낸지 고작 3개월이 지난 지금, 경영상황은 놀라울 정도로 호전되었다.
태광의 부채율은 3.3%로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다. 이제는 초우량 기업이라는 말조차 부족하게 느껴진다. 또 1/4분기 영업이익이 127억에 달했고 2/4분기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어 사실상 화섬불황 이전의 경영상황을 회복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5년 전의 화섬 호황기가 다시 오고 있다는 ‘국제섬유신문’의 보도는 이를 뒷받침한다. 울산공장 내에서는 스판덱스의 경우 주문물량이 밀려 있는데도 일할 노동자가 부족해 기계를 돌리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새어나오고 있다. 사측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원모집에 나섰다가 해고자들이 이를 문제 삼자 황급히 삭제하는 헤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태광자본이 내세워온 억지에 가까운 정리해고의 명분마저 깡그리 사라져 복직투쟁의 조건은 대단히 유리해졌다. 남은 것은 해고자들의 적극적인 투쟁과 이에 대한 왕성한 연대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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