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표/울산 현장기자 hongjaru@hanmail.net
한국노동운동사상 학력을 높여 위장 취업한 사례가 있었을까?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 울산 북구에서 구청장 후보로 나선 이상범(45·사진) 후보는 중학교 2학년 중퇴가 학력의 전부다.
중2때 한해 동안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는 바람에 학업을 더 이상 할 수 없었고 생활을 위해 생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그리고 나서 노동자의 삶을 시작했으니 현장생활 32년째.
그가 현대자동차에 입사 할 당시 지원조건은 군필, 자격증 소유, 중졸이상이었다. 대기업을 동경하고 있던 이상범은 입사지원서에 중학 2년 중퇴 학력을 중졸로 속여서 지원서를 냈다.
나중에 인사담당자에게 진실을 밝혔지만 회사측의 용인으로 회사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사람이 나중에 현대자동차노조 창설의 주역이 되었으니, 현대측의 입장에서는 통탄할 일이다.
이상범은 학교를 못 다닌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독서 서클을 만들어 사람들과 책 읽고 토론하는 것을 즐겼다. 이때 사회과학을 접하게 되었다.
지금 2만5천 조합원의 거대 노조로 발전해서 우뚝 서있는 현대자동차노조는 87년 처음 결성될 당시 45명이 모여 시작했다. 회사측에서 조합결성 며칠 전에 어용노조를 내세워 먼저 설립신고를 하는 바람에 이상범과 다른 4명의 동지들은 노조결성 다음날 구속결단식을 하기도 했다.
물론 이상범 후보에 대해서는 2대 위원장 시절의 직권조인과 지난 4.13총선 당시 분열의 아픔에 대한 추억이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그러나 당시 직권조인은 회사측의 매수를 받아서 어떤 반대급부를 받고 벌인 직권조인이 아니었다. 이상범 후보의 자기판단이었다.
조합원들은 이상범의 백의종군에 대해 받아들이고 이해해주었으며 이제 다시 민주노총 총투표를 통해 그를 후보로 세웠다.
이상범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가 각별하다고 말한다. “지난 4.13의 악몽을 떨쳐 내고 대중들 앞에 다시 한번 진보의 희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대안세력으로 성장하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핵발전소 건립 반대를 위한 1천리 행군에 나서, 도보로 서울까지 가기도 했던 이상범 후보는 이제 울산 북구에 다시 한번 민주노동당의 깃발을 세우기 위한 긴 행군을 시작했다.
[ 87호] 5.13 ~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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