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left 교육희망] '우리말 우리글'은 교과 지식과 다양한 수업 방식을 담고 있어 대안교과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옥수/ 기자
'대안교과서’로 알려진 부교재에 대한 논란이 교육자료 사용과 관련한 법적근거를 주장하는 교사들과 유권해석을 내세운 교육당국의 대립으로 좁혀지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4월 1일자 한국교육신문은 교육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국국어교사모임과 전국역사교사모임이 펴낸 ‘우리말 우리글’과 ‘살아있는 한국사’를 수업시간에 사용할 수 없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교과모임과 일부 교사들의 반발이 이어지던 중 “대안교과서는 교과서가 아니므로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교육부 관계자의 발언이 한국교육신문 5월 6일자를 통해 다시 보도되자 ‘교사의 교육권 및 교재선택권’ 확보를 위해 전면 대응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다.
대응에 나선 교과모임 측은 “교육부가 법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교사들의 정당한 권리마저 침해하고 있다”며 법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초중등교육법 제29조에 ‘학교에서는 국가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거나 교육부장관이 검정 또는 인정한 교과용도서를 사용해야 한다’라고 규정했듯이 ‘교과용도서만’ 사용하도록 강제하지 않은 점 △교과용도서에관한규정 중 ‘교과용도서 이외의 도서 등의 사용금지’ 조항이 2000년에 삭제된 점 △초중등교육법 제32조 학교운영위원회의 기능을 규정한 조항 중 ‘교과용도서 및 교육자료의 선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토록 해 학운위를 거친 교육자료 활용을 인정한 점 △1종 교과서 내에도 스스로 다양한 교육자료를 사용토록 권장한 점을 들고 있다.
따라서 ‘우리말 우리글’과 ‘살아있는 한국사’를 1종 교과서를 대체해 사용하지 않는 한 교육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해당 교과모임 교사들은 지난 달 29일부터 3일간 교육부 홈페이지에 질의와 항의성 글을 수백여 건 올리며 사이버 시위를 벌였다.
이에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 관계자는 지난 1일과 8일 답변을 통해 “교수·학습의 취지에 적합한 참고자료를 할용할 수 있으나, 구체적인 활용 승인은 학교장의 재량권 사항이다” “교과서라는 명칭을 사용하거나 그에 준하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단행본 자료는 현재로서는 국가가 요구하는 소정의 검인정 절차를 밟아 사용해야 한다”며 기존의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구체적인 근거 제시는 피했다.
‘우리말 우리글’ 개발 책임자인 김주환 교사(장위중)는 “수업에 활용해보고 싶어도 말도 꺼내지 못하고 포기하는 교사들도 많다”며 “교육부나 학교장들은 자의적 판단이 아니면 어떤 근거로 교육자료 사용을 막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교과모임 교사들은 ‘이 문제와 관련한 한국교육신문 보도가 ‘부조리’라는 표현을 쓰고 교육자료 사용이 원천 금지되어 있는 것처럼 몰고갔다’며 언론중재위원회와 법원에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제소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에 담당기자는 “특정 부정 사례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1/3이 넘는 많은 수의 학생이 구입하고 이를 교과모임 사이트에 게재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조직적인 구입강요 등 부조리가 조장될 수 있다는 것을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곽민욱 기자 minwook@ktu.or.kr
ㅣ 국어교사모임이 만든 ‘우리말 우리글’ 대안교과서 활용
국어시간에 부는 유쾌한 반란
“저는 친구 관찰해서 일기쓰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덕분에 학기초에 친구들도 금방 사귀게 됐죠”, “식물잡지를 만들어보면서 여러 각도로 묘사해본 점도 좋았어요”
대안교과서로 일컬어지는 ‘우리말 우리글’로 수업을 해본 ㅂ중학교 아이들을 만나봤다.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았던 수업시간 ’을 주문했더니 너도나도 한마디씩 던질 태세를 보였다.
‘우리말 우리글’을 활용한 수업은 읽을거리와 직접 체험하는 것이 많다며 ‘재미’를 강조하던 한 아이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짐짓 점잔을 뺀다.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 풀이도 대비해야 하는데...학원과 공부하는 게 틀려요”
“우리말 우리글을 활용한 수업을 할 수 없는 학원 강사들은 불만이 있겠죠” 이 학교 국어담당 이지현 교사도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 학교는 지난해 학교예산으로 100권을 구입해 돌려보면서 수업을 했더니 반응이 좋아 올해는 학운위 심의를 거친 후 수업에 활용하는 교육자료로 정식 채택했다.
사실 이 교사는 ‘우리말 우리글’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 걱정도 했었다. 학부모들의 반발도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수업계획과 평가계획을 가정통신문을 통해 알려 왔던 탓인지 학운위 심의도 쉽게 통과됐고 이제껏 단 한번도 국어수업과 관련한 항의 전화를 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믿음을 얻고 있다고 자부한다.
“교사 입장에서는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할 일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수업을 통해 아이들 삶에 정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아이들과 교감을 가지는 수업을 만들어 나가다 보니 교직에 들어선 이후로 가장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있답니다”
대안교과서를 수업에 활용했던 아이들은 국어수업에 대해 ‘지루함’이라는 단어를 떨쳐버린 것으로 보인다. 단지 좋은 수업을 위함이지 그것 자체가 목적이기를 거부하는 이 대안교과서의 ‘유쾌한 반란’은 널리널리 퍼져 나갈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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