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주평 > 교원의 지방직화는 민중 소외

김 인봉 / 전교조전북지부 정치위원장

대통령 직속기관인 지방이양추진위원회의 행정분과위는 지난 4월에 교원(교장, 교감, 교사, 장학사, 연구사 등)을 시·도교육감이 임용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국무총리가 공동위원장인 지방이양추진위원회는 3심제로 앞으로 실무위원회와 본위원회를 거쳐야 하나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기 때문에 교원의 지방직화는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교원의 지방직화는 교원의 신분을 국가 공무원에서 지방 공무원으로 바꾸는 것으로 국가가 관장하던 교원의 정원·급여·인사 관리가 지방자치단체로 넘어간다. 국가가 교육과 교원에 대한 부담과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서 국가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교원 관리의 책임도 이양하여 교원 수급의 부담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불을 보듯 뻔한 구조 조정

교원의 신분을 국가직에서 지방직으로 전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교원 정원을 심각하게 검토할 것이고 일정 정도의 구조 조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고 소규모학교가 많은 전북의 경우 재정의 효율성을 위하여 농어촌 소규모학교의 통폐합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교원의 구조 조정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갈수록 심화되는 지역간 교육격차

교육재정이 국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양은 교육의 지방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교육환경의 차별화로 직결된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국가의 부담과 책임의 전가를 통한 재정의 효율성이다.

따라서 교육재정이 열악한 지역은 교원의 법정 정원을 채우지 못하여(지금도 그렇지만!) 과밀학급과 복식수업이 다반사고 학교시설 투자도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반면에 잘사는 지역은 우수 교사(입시 전문가)로 법정 정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학교 시설과 기자재를 최첨단으로 꾸며서 지역간 교육격차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교육시장에서 외면·퇴출 당하는 참교육

시장은 기본적으로 경쟁이고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상품은 소비자로부터 외면·퇴출 당한다. 우리나라 교육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우수한 입시 성적이다.

학부모(교육 소비자)들의 요구와 염원은 명문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것이므로 지방자치단체는 학교에 우수한 입시 성적을 주문하고, 학교는 교사들에게 살인적(!)인 입시지도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입시 경쟁력이 없는 학교와 교원은 당연히 외면·퇴출 당할 것이다.

더구나 교육부가 주관하는 전국적인 학력평가가 지역교육청간, 학교간, 교원간, 학생간 서열화를 가져오는 숨막히는 상황에서 전인교육이나 참교육은 퇴출 1호를 기록할 것이다.

선생이면 다 같은 선생인가

교원의 지방직화는 교원에 대한 인사·급여 관리의 주체가 국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바뀌므로 지역별로 교원의 정년과 보수가 달라진다. 지금은 교원들이 국가직이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통일된 정년을 보장받고 단일호봉체계의 보수를 받고 있으나 지방직화 되면 지방의회에서 제정한 조례에 따라 보수와 정년이 시·도별로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전국 35만 교원의 결집력이 현저히 약화되기 때문에 정년과 보수를 비롯한 어떤 사안도 전국적인 사업으로 모아지지 않고 지역별로 진행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별로 이해가 엇갈릴 것이다.

결국 교원들의 통일적이고 집단적인 의사 표출이 어려워지면서 교원노조는 약화되고 이는 교원의 권익 축소와 열악한 근무환경을 초래할 것이다.

교원의 지방직화는 민중 소외
교원의 지방직화는 분할 통치(divide & rule)로 경쟁과 차등화를 핵심으로 하는 교육시장화 논리이다. 공교육은 국가가 책임지고 국민대중을 교육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가 교육재정의 부담과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면서 교육의 지역간 경쟁과 차등을 유도하는 것은 공교육을 포기하여 공교육의 주체인 민중을 소외시키려는 제도다.

7차 교육과정의 핵심인 수준별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전국적으로 30개교로 확대하려는 자립형사립고를 5∼6개교로 축소·저지 시켰다. 그러나 노도처럼 밀려오는 교원의 지방직화를 태산같은 단결과 투쟁으로 막아내지 못하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없다고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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