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개혁 위한 학부모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15일은 해마다 돌아오는 스승의 날이다. 지난7일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학부모의 54%가 스승의 날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의 85%가 스승의 날이 존속되는 것을 원하면서도 말이다.
아직도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자녀를 가르치는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편안하게 전할 수 있을 만큼 열려 있지 않음을 반영해 준다.
변화와 개혁의 흐름 거스르는 학교
87년 6월 항쟁 이후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형식적이지만 민간정부가 들어섰고 노동조합이 생겼다.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한편 진정한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도 불붙고 있다.
이제 내용에 차이가 있을지라도 변화와 개혁은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그럼에도 유독 구시대의 잔재 속에 꽁꽁 숨어 있는 곳이 바로 학교가 아닌가 싶다.
교육 민주화를 위해 오랫동안 교단을 떠나 가시밭길을 걸어온 해직교사들과 일선 현장에서 학교를 개혁하고자 고군분투했던 교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일선학교에서 교육청까지 부패사슬 구조
이미 지난 몇 년간 울산 교육계는 비리로 몸살을 앓아왔다. 너무도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가 터지는 것이겠지만 그 끝이 어디까지일지 짐작할 수가 없다. 교육감 선거 때마다 드러난 금품 살포, 뇌물사건에 이어 지난 겨울 검찰 조사에 의해 밝혀진 울산교육계의 비리는 일선학교에서부터 교육청까지 총체적인 부패사슬을 보여준다.
1월 검찰 조사 결과 학교 공사비 등 관련 비리로 울산지역 교장 14명을 포함해 교육 공무원 73명이 무더기로 적발되었다. 교육계에 미칠 파장이 너무 커 상습적으로 뇌물을 수수하고 액수가 큰 11명만을 우선 구속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외에 아직도 학교에는 불법·부당한 금품 모금 관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목욕비, 회식비, 보충교사 수고비, 학급 운영비, 에어컨 설치비, 운동장 잔디 조성비 등 명목도 다양하다.
초중등교육법에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학교발전기금 외에는 어떤 목적으로도 학부모로부터 찬조금을 걷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조차도 일정액을 할당하거나 최저액을 정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내용을 알리고 불법 찬조금 모금을 막고 계도해야 할 학교가 알면서도 방조하는 것도 문제지만, 학교에서 나서서 학부모회·어머니회· 학급 임원 등을 통해 불법으로 찬조금을 끌어 모으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교육계의 개혁, 학교운영위원회 참여로부터
울산의 교육예산은 8천억에 달한다.
이것은 시예산과 맞먹는 거대한 규모이다. 초등학교만 해도 한 학교당 교사의 임금을 제외한 학교 예산이 10억 규모라는 것을 아는 학부모들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환경은 형편없고, 학부모로부터 잡부금은 끊이지 않고, 일선학교부터 교육청까지 수직적 상납 구조까지 갖춘 부패사슬은 아직도 여전하다. 게다가 최만규 울산 교육감은 ‘학력제일’을 전면에 내세우며 자립형 사립고 도입·모의고사 부활·보충 수업 등 학교를 다시 입시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
이것이 울산 교육의 현실이다.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지방자치의원을 잘 뽑아야 하는 것처럼, 울산 교육계를 거듭나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잘 선출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더불어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운영에 노동·진보 진영에서 더욱 광범위하게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제 현장에서 고구분투하는 교사들에게만 짐을 지울 것이 아니라, 학교운영과 민주적 개혁에 학부모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것이다.
매년 3월 학교운영위원 선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은 물론,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운영위원회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기를 권한다. 우선 학교운영위원회 회의에 참관해 실제 학교의 모습을 피부로 체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이런 노력이 축적될 때 학교를 변화시키고 머지않아 울산 교육계 전체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김현주 울산노동자신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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