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해고통보 앞에서도 '덤덤한' 노동자들

'계속되는 임금체불과 단체협약 위반, 폐업 협박은 이제 전조합원이 만성이 되어서 별로 놀랍거나 새삼스럽게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확인했으며…'(음성성모병원 소식지 중)

지난 5월10일 '폐업통보서 및 근로계약해지통보서'를 받아든 다음날 보건의료노조 음성성모병원지부(지부장 이선애) 조합원 1백8명이 보인 반응이다. 날벼락 같은 폐업과 해고통지를 받은 노동자들이 어떻게 이미 '무덤덤'할 수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병원쪽은 지난 몇 년 동안 단체교섭 때만 되면 폐업설을 흘려왔기 때문이다. 병원쪽은 지난해 가을부터 폐업위협으로 노조의 임금인상·인원충원 요구를 무마하는 한편 구조조정을 밀어붙여 왔다. 하지만 노조의 저항에 막혀 뜻대로 되지 않자 올초 다시 폐업설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병원 김광태 이사장은 서울 대림성모병원, 구로성모병원을 운영하는 국내 굴지의 병원자본이다. 5천만원으로 병원을 인수한 이들은 노조가 지난해 임금인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4억5천만원을 투자한 것말고는 한푼도 병원에 투자하지 않았다. 반면 인수당시 60여억원이던 부채는 90여억원으로 늘었다. 병원운영은 팽개친 채 제 잇속 채우기에만 몰두했던 것이다.

참다못한 노조는 5월23일 파업돌입 방침을 정했다. 병원쪽이 들고 나온 '폐업위협'을 정면돌파하기 위해서다. 조합원 1백8명은 1인당 1백만원의 투쟁기금을 결의했다. 한편에서는 밤늦도록 문선연습을 하고, 조별로 돌아가며 철야농성을 벌이는 등 투쟁열기도 뜨겁다. 지치거나 두려워하는 기색은 찾아보기 힘들다. 투쟁이 장기화될 수도 있고, 험난한 여정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겠지만 투쟁으로 병원의 폐업공갈을 박살내고 병원을 정상화시킨다는 확고한 투쟁의지 앞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충북지역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굳센 지역연대투쟁전선 구축을 결의하고 있다.

충북 산간지역 음성군 내 유일한 2차 종합의료기관인 음성성모병원. 환자를 돌보며 묵묵히 일해왔던 병원노동자들의 투쟁의 함성이, 폐업음모박살 투쟁의 함성이 전국으로 뻗어나가길 기대한다.

김남균/충북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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