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집회-시위를 금지하라

아예 집회·시위를 금지하라 정부-자본, 고무·최루탄 사용방침 시사…어린이 동반 금지도

경찰이 최근 집회현장에 고무탄과 최루가스 사용할 뜻을 내비치고, 시위현장 어린이 동반금지를 추진하는 등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제약할 움직임을 보여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9일 "서울경찰청이 최근 폭력시위에 대해 경찰청장 승인 후 고무탄 등 다목적 발사기와 중소형 최루가스 분사기 사용을 허가해달라는 요청해와 이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일부 시위대가 광화문 4거리를 점거하고 가스통에 불을 붙이는 등 통상적 시위수준을 넘어 테러양상을 보이는 극렬 폭력시위를 벌이고 있다"며 고무탄 및 최루가스 사용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고무총탄은 딱딱한 강화고무 재질로, 20m거리에서 발사하면 3㎜ 합판이 네 조각으로 쪼개지는 등 파괴력이 크다. 정면에서 맞으면 생명을 잃거나 실명할 수도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피의자 검거에 국한해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80년대 인권후진국이던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시위대에 고무총탄을 썼다가 국제비난을 받았으며, 지금도 이스라엘말고는 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발표한 '어린이 보호·육성 종합대책'에서 어린이 보호를 명분으로 시위 현장에 동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검찰도 이미 지난해 6월부터 집회피해자에 민형사소송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집회 주최자에게 책임을 물어 왔다. 경총은 지난 12월 확성기 등의 소음규제와 사무실 밀집지역 집회금지를 담은 입법청원을 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시위가 너무 격렬해 경찰이 더 무장해야 한다는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북파공작원 시위말고는 특별히 격렬한 시위가 있는 것도 아닌데, 갑작스레 고무탄 사용을 들고 나온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정부방침을 꼬집었다.

인권운동사랑방 류은숙 씨는 정부의 어린이 시위동반 금지 방침에 대해 "어떤 부모가 아이를 집회에서 방패막이로 쓰겠느냐"며 "정부대책은 집회와 시위를 기본적으로 불온한 것으로 여기는 발상에서 나온 것"고 비판했다.

이승철 keeprun@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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