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국제노동절: 국제노동자 계급투쟁의 새로운 고양을 향하여

원영수(노동자의 힘 회원)


2002년 메이데이는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9.11 테러 이후, 변화
된 국제질서 속에서 반지구화 운동은 제국주의전쟁에 반대하는 투쟁과의 결합
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올해 1월의 세계사회포럼, 3월 이탈리아의 정리해고
도입 반대투쟁 및 총파업, 4월 워싱턴의 팔레스타인 연대투쟁 등을 통해, 신자
유주의적 지구화에 반대하는 전세계적 운동은 오히려 투쟁의 영역을 확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와 더불어, 제도권 복수좌파의 붕괴와 극우 르팽의 부상으로 촉발된 프랑스
의 반파시즘 투쟁의 고양과, 팔레스타인에서 자행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야만
적 폭력과 이에 대한 팔레스타인 민중의 저항은 이번 메이데이에 또 다른 의미
를 부여하였다. 따라서 올해의 메이데이투쟁은 과거의 의례적 행사를 넘어,
그 폭과 깊이에서 한층 더 고양된 전투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의 메이데이


[프랑스]
극우 파시스트 장마리 르팽의 결선진출에 항의하여 전국적으로 1백만 명 이상이 메이데이 시위를 벌였으며, 파리에서는 25만명의 시위대가 2만명의 르팽 지지 시위대를 압도하였다.

[이탈리아]
3월24일의 반정부 집회와 4월9일의 총파업에 이어, 50여만명이 전국적으로 정리해고법안을 도입하려는 베를루스코니 정부에 항의하는 집회를 조직하였다.

[스페인]
75개 지역에서 중도우파 정부의 실업기금개혁에 항의하는 집회와 시위가 벌어졌다.

[영국]
메이데이가 공휴일이 아니지만, 7천여명의 반지구화 시위대가 런던에서 시위를 벌였다.

[독일]
금속노조가 노동자들의 압도적 지지로 산별 총파업을 선언한 상황에서 1만여명이 참여한 메이데이 집회를 가졌으며, 한편 노총(DGB)과 사민당의 공식적 메이데이 행사와는 별도로, 전투적인 반파시즘 청년운동(Anti-fas) 세력은 경찰폭력과 극우 네오나치에 맞서 베를린과 함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가두투쟁을 벌였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메이데이

[필리핀]
조셉 에스트라다 전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은 에스트라다 지지 시위 1주년을 맞아 에스트라다의 복귀를 촉구하며 대통령궁 정문 근처에서 시위를 벌였다. 한편 필리핀주재 미국 대사관 근처의 시위대들은 현재 필리핀에서 훈련중인 약4천명의 미군이 영구주둔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장기독재 하에서 기본권을 박탈당했던 노동자 1만여명이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 및 노동절 복원을 주장하면서 가두시위를 벌였다.

[타일랜드]
수천명의 노동자들이 가두시위를 벌이며, 정부의 부패와 민영화정책에 항의하였다.

[말레이지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메이데이 시위를 벌이려던 수백명의 활동가들과 플란테이션 노동자들을 경찰이 탄압하여 그 가운데 17명이 체포되었다.

[인디아]
인디아 전역에서 다양한 좌파세력의 다양한 메이데이 집회와 행진이 열렸지만,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3천여명의 성매매 노동자들이 법적 지위 인정과 사회복지 혜택을 요구하며 벌였던 횃불행진이었다. 행진에 참가한 한 활동가는 "성매매 노동자도 사회의 일부이며, 따라서 국제노동자계급의 대열에 참여할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아랍]
수도 테헤란에서 약 5천명의 노동자들이 높은 물가와 저임금에 항의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그 밖에 시리아와 요르단 등의 아랍국가들에서 메이데이는 팔레스타인 인티파다와 연대하는 투쟁으로 전개되었다.

[호주]
노동운동의 중심지인 멜버른에서는 수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메이데이 집회가 빅토리아주 노총 주최로 열렸으며, 참석자들은 노동자의 권리보장과 정부의 난민정책을 비난하였으며, 노동절의 복원을 요구하였다. 시드니에서는 5개 난민구치소를 관리하는 보안업체(ACM)를 봉쇄하기 위한 시위에 수백명이 참여하여 경찰과 충돌하였다. 또한 세계은행 사무소, 증권거래소, 정부청사, 이스라엘 영사관 앞에서도 항의시위가 벌어졌다. 한편 관료적 노조간부는 반지구화 시위대에 의해 메이데이가 악용되고 있음을 우려하면서, 모든 노동자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일요일에 메이데이 행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노동자계급의 축제일인 메이데이의 정신이 실종된 황당한 경우도 없지 않은데, 그 대표적인 경우가 중국과 미국의 사례이다.

[중국]
중국공산당은 4명의 기업가에게 메이데이 "노동훈장"을 수여하였다. 한편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중국당국의 노동권 탄압을 비판하면서 최근 실업과 저임금에 항의하는 투쟁으로 구속된 활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하였다.

[미국]
메이데이의 발생지인 미국은 일부 좌파활동가들이 그 정신을 복원하려고 애씀에도 불구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9월의 노동절을 평범한 휴일로 즐길 뿐이다. 작년 9.11 이후 부시의 아프간전쟁을 지지한 미국노총(AFL-CIO)은 올해 4월 IMF-세계은행 총회반대 시위에 참여하기를 거부하였고, 최근에는 반차베스 쿠데타에 동조한 베네수엘라의 관료적 우파 노총(CTV)을 지지하는 등 시대착오적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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