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표/울산 현장기자 hongjaru@hanmail.net
노동자의 도시 울산에 출마한 36명의 후보자들 중에 유일한 여성 후보가 있다. 농소1동 구의원 후보 신정순(41·사진) 당원이 바로 그 사람이다.
신정순 당원은 시골에서 6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어렵게 살았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돈을 벌기 위해 산업체 부설 고등학교를 다녔다. 한일합섬에서 설립한 한일여고 1기 졸업생이다.
졸업 후에도 전화 교환원, 보험설계사 등 여러 직업을 가져 보았다. 처음부터 사회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신정순 당원은 울산에서 부녀회장을 하면서 처음 사회활동의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 뒤로 자연보호회, 부정선거 감시단, 녹색주민회 등을 거쳤다.
신정순 후보가 처음 민주노동당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된 것은 바로 그 부정선거 감시단 활동을 하면서였다.
‘바른선거시민모임’ 등의 활동을 하다보니 선거판이 얼마나 추잡한지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동네 어머니들은 선거철마다 무슨 선거브로커라도 된 듯이 사람들 모아서 밥 사 먹이는 게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제대로 된 선거문화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때 보았던 민주노동당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거의 모든 선거운동을 자원봉사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며 ‘저거 너무 괜찮은 방법’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물론 선거 때 마다 느끼는 이런 불합리는 아직 고쳐지지 않았다. 선거에 나간다니까 주변에서 ‘돈 쓸 준비는 되어 있냐?’고 묻는 얘기가 들렸다. 돈 없다니까 “그럼 왜 나왔냐?”며 의아하게 생각한다. ‘1억8천만원 준비했냐?’는 얘기도 들었다. “1억8천을 쓰면 당선이고 1억5천을 쓰면 낙선”이라는 것이 이 동네 정계의 공식이란다.
이때마다 신후보는 “우리 신랑표 한표 밖에 못 받더라도 돈으로 표를 사지는 않겠다”고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는 중이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엔 몰라주던 주위분들이 요즘엔 한분 한분 격려와 지원을 해줘 너무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특히 남편이 제일 든든한 후원자다. 신후보는 고등학교 때 버스에서 만난 연애편지 못쓰던 남학생과 결혼해서 지금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의 어머니가 되었다.
“학벌도 없고 돈도 없는 여성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와 정치를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선거를 준비하면서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얻은 것이 가장 기뻐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무슨 일이든지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듭니다.”
[ 87호] 5.13 ~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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