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아 dodani@kdlpnews.org
“1인 2표제? 그게 뭐꼬?”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1인 2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실시되지만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이를 잘 알고 있지 못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50년간 ‘1인 1표’에 익숙한 유권자들에게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는 말 자체가 낯설고 생소하기만 하다.
민주노동당 울산 북구지구당의 신동근 사무국장은 “조합원들에게는 1인 2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라는 말 자체가 너무 어렵다”며 “그 뜻을 정확히 알고 있는 조합원들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조차 “선거법이 개정됐을 때 잠깐 보도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유권자들이 투표일자는 물론 비례대표 투표가 실시되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가 ‘1인 1표제’에 대한 위헌판결을 내림으로써 올 3월 선거법이 개정됐다.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광역의원 선거에서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뿐 아니라 각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자에게도 투표를 하는 ‘1인 2표제’가 실시되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투표소에서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광역비례대표 의원, 기초의원 등 총 5장의 투표용지에 기표를 해야 한다. 또 비례대표 선거에서 5%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광역비례대표 의석이 할당된다는 점도 중요한 개정 내용이다.
‘1인 2표제’는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정치세력의 제도권 진출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이자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역주의 타파를 이룰 수 있는 길이다.
예를 들어보자. 4.13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 가운데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만약 지난 총선이 1인 2표로 치러졌다면 민주노동당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최소 3~6석의 국회의원 의석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98년 총선에서 지역구 당선자가 한명도 없었음에도 총득표율 6.7%로 총 의석의 7.1%에 해당하는 47석을 확보한 독일 녹색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올 1월 한길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면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에 투표하겠다는 대답이 10.8%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의 평균 지지율이 3%대임을 감안할 때 이같은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와 관련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여유있는 한표’를 진보정당에 투표하자는 전략”으로 노무현 지지자들까지도 민주노동당이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민주노동당은 ‘정당명부 투표 5%(약 1백만표) 이상 득표’를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핵심 방침 가운데 하나로 정해놓고 있다. 5% 이상 득표할 경우 당장 비례대표 의원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04년 총선에서 법 개정시 비례대표 국회의원 최소 한석을 확보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또 정당명부 투표를 통해 민주노동당 지지층을 형성시켜 대선까지 그 흐름을 이어가자는 판단이다.
최기영 중앙당 기획국장은 “당은 16개 광역시도에 가능하면 비례대표 의원을 모두 출마시켜 당 득표율을 올릴 계획”이라며 “당과 민주노총, 학생을 중심으로 별도 대책팀을 구성해 전국적인 홍보와 캠페인을 벌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1인 2표제를 통해 ‘계급투표’를 실현한다는 방침 아래 포스터 및 리플렛 등을 제작해 조합원들에게 1인 2표제를 알려나갈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또 조합원들의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노동당 득표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조합원과 가족들의 투표 참가도 적극 독려할 예정이다.
[ 87호] 5.13 ~ 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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