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돌아오지 못할 강 건너나
김덕수/사회당 기관지위원장
6.13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의 ‘분열’에 대한 의문과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우리 당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은 각기 별도로 지방선거에 임하게 되었다. 진보진영 초미의 관심사였던 지방선거 ‘후보 조정’은 결과로 보면 성사되지 못했다. 이 문제에 대한 당원과 독자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2002년 양대 선거 대응과 관련한 우리당과 민주노동당간의 논의 과정을 소개하기로 한다.
지난 2월 26일 우리 당은 민주노동당에 양 당 상무(임)집행위원회 연석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어왔던 ‘조선노동당’ 문제를 비롯해 F-15 도입 반대 등 당면한 실천 문제를 의제로 제안했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3월 4일 답신을 통해, ‘조선노동당’ 문제와 ‘이북의 인권상황에 대한 조사기구 설치’ 문제는 별도의 토론회 등을 통해 논의하기로 하고 “양당 통합과 후보조정 등 2002년 양대 선거의 공동대응 과제에 관련한 논의”를 주 의제로 하는 양 당 상무(임)집행위원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해왔다.
이에 우리 당은 애초의 제안에서 한 발 양보하고 민주노동당의 제안을 받아들여 3월 18일 “양 당 통합에 관한 논의는 양 당 대표회담을 통하여 계속”할 것과 “통합 논의와는 별도로 당면한 제 3회 전국 동시지방선거에서의 공동대응 문제를 양 당 연석회의에서 다루자”는 민주노동당의 제안에 입각해 “양당 연석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위한 즉각적인 실무협의”를 제안하였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20일이 넘도록 아무 답변이 없었다. 급기야 4월 8일 우리 당은 다시 한 번 “양 당 상무(임)집행위원회 연석회의 개최”를 촉구하는 공식 제안을 보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이번에도 역시 20일이 넘도록 아무 대답이 없었다.
4월 29일 민주노동당은 부대표 이문옥씨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날 발간된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는 “사회당에서 ‘반조선노동당’문제를 실무회담 의제로 제안, 민주노동당이 다시 양당 통합과 지방선거 후보조정 등을 의제로 제안했으나 사회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후보조정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라고 보도했다. 이것은 사실을 정반대로 왜곡한 것이다. 우리 당이 3월 18일부터 두 차례나 공문을 보내며 양당 연석회의를 촉구했으나 한달 반 가까이 아무 대답이 없던 민주노동당이 이문옥씨의 시장후보 출마를 선언한 후 사회당이 양당간 공조를 거부했다고 말하는 것은 도무지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다. 민주노동당은 처음부터 원칙에 입각한 통합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선거와 득표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다.
현재 민주노동당은 지방선거 후보 대부분을 확정했다. 우리 당은 그 결과를 보고 심히 놀랍고 당혹스러웠다. 서울, 울산을 비롯한 전국 주요 광역시의 시장후보가 과거 꼬마 민주당에 몸담고 있던 인물들이다. 울산의 송철호 후보의 경우 민주당으로 출마할 것인지 민주노동당으로 출마할 것인지를 마지막까지 저울질 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노동당 이문옥 후보는 노무현과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표현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우리 당은 민주노동당이 분열주의적 행태를 보인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민주노동당을 분열주의라고 말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다. 민주노동당이 우리 당과는 서있는 지반 자체를 달리하려 한다는 사실을 씁쓸하게 확인할 따름이다. 1987년 이후 지난 15년 간 우리는 민중운동 출신의 수많은 출세 정치가들을 보아왔다. 김문수, 이재오, 김민석, 김근태, 정태윤, 이부영, 송영길, 이우재, 이창복, 이해찬, 허인회, 이태복, 방용석, 이인영, 임종석.... 등등 끝도 없다. 잘라 말하건데 이들 때문에 한국 좌파 정당이 간난의 틀에서 벗어 나오기가 이토록 힘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깊이 깊이 다시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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