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신고서 화형식 경찰에 짓밟혀

"노동조합을 통해 이주 노동자 권리 찾을 터"

자진신고서 화형식 경찰침탈
광주 혁명 22주년째인 5월 18일 오전 11시 '이주 노동자 탄압 분쇄와 노동비자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소속 활동가 20여명이 모인가운데 서울 출입국 관리소 앞에서 자진 신고서 화형식을 개최하였다. 이날 화형식은 가로 0.9미터, 세로 1.2미터 짜리 모형 자진 신고서를 만들어 집회가 끝날 무렵 불을 태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참석자들이 모형 자진 신고서에 불을 붙이자 경찰은 불을 끄라고 종용하더니 갑자기 50여명의 병력이 몰려와 모형 자진 신고서를 짓밟아 버렸다. 참석자들은 경찰과 몸싸움을 하며 다시 한번 모형 신고서 화형식을 시도했지만 이내 경찰이 조그만 소화기를 들고 절반쯤 타고 있는 신고서를 다시 짓밟아 꺼버렸다. 이 과정에서 몇몇 참가자들은 가벼운 찰과상을 입기도 했지만 크게 다친 사람들은 없었다.

이날 화형식은 사전에 간단한 집회를 먼저 가진 후 진행되었다. 홍근수 공대위 대표는 "한국 사회는 외국인 노동자가 재대로 인권을 말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며"이주노동자들에게 1년밖에 일할 수 없게 하는 자진 신고제는 반드시 철폐해야 하며 이주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일할 권리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주 이주노동자 지부 지부장은 "요즘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은 이 문제가 이주 노동자만의 문제를 넘어 많은 사회단체들의 관심 속에서 진행되고 있어 매우 힘이 난다"며 얼마 전 마석에 서울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이 나타난 일에 대해 설명 해 주었다.

이 지부장에 따르면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은 마석지역에 있는 이주 노동자들에게 "네가 이주 지부냐. BPS냐" 물어 보며 다니면서 "이주 지부와 BPS면 가만두지 않겠다" "19일 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마석 에서 다 잡아 가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지부장은 출입국 관리 소장에게 "정당한 노조활동과 인권침해를 하는 위법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 지부장은 또 공대위 참가자들에게 "향후에도 공대위가 이 투쟁을 승리 할 수 있도록 더욱 많은 관심과 지지를 해주기를 당부했다.

정부는 현재 공공연하게 "마석만 치면 이주 지부는 끝난다"며 마석에 대한 탄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이에 대해 이지부장은 "저들은 이주 지부를 잘 모른다"며 "이주지부의 투쟁은 전체 노동 사회세력들과 함께 하는 투쟁임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당 원용수 대표는 "한국자본주의 현실이 한국 노동자들을 고통의 빠뜨렸듯이 이주 노동자들 역시 고통에 몰아 넣고 있다"며 "이주 노동자들의 고통이 없어질 때까지 함께 투쟁 할 것"이라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는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인 이주노동자의 목소리를 녹음해와 방송차를 통해 참석자들이 함께 경청했다. 녹음을 통해 발언한 이주 노동자는 "우리를 탄압하는 당신들에게 우리는 결코 무릅 꿇지 않고 싸울 것이며 노동조합을 통해 이주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을 때까지 투쟁 할 것"이라 밝혔다.

이날 공대위는 화형식을 마치고 출입국 관리소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할 계획이었으나 관리 소장이 없다는 관리소 측의 말에 "굳이 소장도 없는데 저들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할 이유가 없다"며 서한 전달 계획은 폐기했다.

한편 공대위는 19일 오후 2시 명동 조흥은행 앞에서 이주 노동자 100여명이 모이는 결의 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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