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613지자체 선거와 지역문화정책

서울


지난 수십 년 간 양적 성장위주의 개발정책으로 만신창이가 된 서울에 그나마 삶의 질이라는 희망을 준 계기로는 지방자치제도의 부활을 첫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로서 한 나라를 대표한다는 상징성과 일개 도시로서의 지역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일반적인 인식은 한 도시로서의 지역성보다는 수도로서의 상징성에 더 치우쳐 있는 듯하다.

프랑스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이후 급격한 도시화의 과정에서 이에 상응하는 문화정책을 수립하여 문화시설을 조성하고 문화촉매활동을 활성화시켰다. 서울의 경우를 프랑스에 직접 대입할 수는 없겠지만 이전과는 다른 문화정책을 기대하며 몇 가지의 제안을 내보도록 한다.

첫째, 서울의 정체성, 즉 수도로서의 상징성과 한 도시로서의 지역성을 나타내는 지역문화에 대한 장기적인 문화정책이 필요하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에서 발간한 「대도시에서의 지역문화활동 활성화 방안 연구」란 보고서에는 서울의 문화정책의 방향으로 네 가지를 제시하였다. 조선왕조 6백년으로부터 오는 유구한 역사문화유산과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전통성, 수도이자 대표 도시로서 세계적 수준에 걸맞는 문화예술과 문화적 다양성을 함유한 '세계성', 고급문화예술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문화향유와 참여 기회를 확충하는 '예술성', 문화산업을 육성을 통한 '산업성' 등을 핵심 요소로 잡았다. 이들을 바탕으로 삼되 아울러 서울시 내의 다양한 공공문화기관들의 내실화를 정책적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둘째, 순수한 문화예산 1% 확보이다. 2001년을 기준으로 서울시 전체 예산 중 문화관광국예산은 1.4%지만, 관광과 체육청소년 분야를 빼고나면 0.6%라는 숫자가 나온다.
셋째, 서울문화재단의 설립이다. 서울시의 문화정책은 문화관광국이 총괄하고 있는데,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 2년 순환근무제 형태로 근무하게 되므로 전문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전문성 확보를 위해 재교육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인 서울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문화재단의 설립이 절실하다.

이번 세 번째 민선 서울시장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은 교통, 환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이 문제는 서울시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몇 년 전 어느 설문 조사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우 서울시장이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사업으로 여가시설사업, 교육사업, 문화시설사업을 선택한 경우가 38.7%로 가장 높으며, 앞으로 살 곳을 선택할 때는 문화시설이 잘 되어 있는 동네를 택하겠다는 청소년이 50.3%로 나타났다고 한다.

다음 선거에서는 프랑스와 같이 문화정책 대결도 주요한 선거의 이슈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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